천하를 호령했던 한무제와 시대를 앞서갔던 동방삭의 지혜로운 삶의 처세와 통치술.
사마천의 <사기>가 중국의 역사를 생생히 그려냈다면 <지성 동방삭>은 웅장한 역사 속에 생동하는 인물들을 되살려내었다. 작가 용음의 기발하고도 놀라운 상상력은 '문협'이라는 새로운 소설을 통해 시공을 뛰어넘는 삶의 지혜를 보여준다.
용음
순수하고 느긋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현재 북경에 거주하고 있다. 일찍이 문화대혁명이 일어나자, 지방으로 내려가 노동자, 농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석탄 캐는 일에서부터 온갖 고생을 겪으며 파란 많은 세월을 보냈다. 대학시험이 부활하면서 대학에 입학, 한림원 등에서 수학한 후 학위를 취득하였다. 그 후에는 정계와 상업계를 시작으로 문학 시부(詩賦) 편찬, 영화산업, 오락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그를 아는 친구나 지인들은 그를 '소호강호'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세상 흐름에 역류할 수는 없다 해도 문인들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사람이 되는 것이야말로 바로 그의 바람이며, 또한 '문협'과 '무협'에 대한 그의 가치관 차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용음은 고전문학석사로서 현재 사업체를 경영하며 연구소의 책임자로 있다.
동방삭이 길가로 걸어가 길가에서 돼지고기를 파는 가게의 피묻은 칼 씻는 물 한 대야을 들고 왔다. 그는 다시 한 번 그 돼지머리 여자를 잡아당겼다.
"감히 남편을 소박 놓으며 이혼을 요구하다니 정말 여자호걸 중에 호걸이로세. 우리 모두 존경스러울 뿐이오. 앞으로 역사에 길이 남으리다. 하지만, 지금 당신이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것은 그 길이 남을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게 아니고 무엇이겠소?"
"당신이 뭐라든 난 내 남편과 함께 갈 것이오."
그 부인은 막무가내였다.
"이리 좀 와 보시오, 이 물 좀 보시오."
"이것은 돼지 잡고 난 후 칼 씻는 물이니, 하루종일 본다우."
"잘 보셨소?"
동방삭은 이 물을 모두 말머리 앞의 땅바닥에 끼얹으며 말했다.
"이 뿌려진 물을 다시 주워 담는다면 내가 주매신을 설득해 당신을 다시 아내로 받아들이라고 하리다."
눈을 동그랗게 치켜뜬 돼지머리 여자가 잠시 멍한 듯 서 있다가 얼른 자리에 앉아 손으로 그 물을 다시 담아보려고 하였으나, 이게 가당키나 한 말이던가?
동방삭이 말 위에 올라타며 물었다.
"다 주워 담으셨는가? 누굴 원망하겠는가? 그럼 당신 부부는 다음 세상에서나 다시 만나도록 하시게나!"
말을 마치자, 채찍 소리와 함께 다섯 마리의 말은 다시 길을 떠났다.
<< 삼천갑자 산 전설의 책사 .. '지성 동방삭' >> [한국경제신문 / 편집부]
중국 한무제 때의 위대한 책사 동방삭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소설 '지성 동방삭(智聖 東方朔)'(용음 지음, 김은신 옮김, 문학세계사, 전2권)이 나왔다.
동방삭은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전설적인 인물.
문무를 겸비한 당대 최고의 지성이었으며 격동기의 국가경영에 탁월한 통치술을 보여준 핵심 브레인, 만담의 시조인 잡예창곡자(雜藝唱曲者)의 창시자, 점성술의 선구자였다.
또 황제조차 부러워한 천하 제일 풍류객이었다.
작품 속에는 그와 함께 일세를 풍미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사기'를 쓴 역사가 사마천 등을 비롯 당대 최고의 학자 동중서, 무제의 황후 위자부, 뛰어난 문장가 사마상여 등이 망라돼 있다.
중국 작가 용음이 '사기 골계열전'과 '한서 동방삭전' 등을 기초로 광범위한 사료를 분석하고 특유의 상상력을 곁들여 되살려낸 것.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 힘이 넘치는 필체도 큰 장점이다.
이 소설은 지적인 것과 용맹스러움을 겸비한 이른바 문협(文俠)소설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고만고만한 무협소설류에 싫증을 느낀 중국 독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동방삭 일대기 그린 '무협(文俠)소설' >> [중앙일보 / 배영대기자]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전설적 인물 동방삭(東方朔, 기원전 154~기원전 93) 을 문무를 겸비한 지성(智聖) 으로 승격시키며 그의 삶과 시대를 흥미롭게 풀어놓은 대중 역사소설이다. 크게 보면 무협소설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무협소설의 일반적 재미와 호쾌함을 고루 갖췄으면서도 단지 허구의 환상문학으로 그치지 않는다.
중국의 대표적 역사서인 <사기(史記)>와 <한서(漢書)> 등에 나오는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하며 실제 역사를 소설의 무대로 삼았다는 점에서 일반 무협소설과 구별된다. 역사물 대중작가로 분류할 수 있는 저자 룽인(龍吟) 은 이 책을 '문협(文俠) 소설'이라고 명명했다.
1980년대 중국 대륙을 풍미한 무협소설의 붐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단순 무협소설을 넘어서는 작품을 요구하는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린 실험적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동방삭에게서 문협의 이미지를 이끌어낸다. 이를 통해 유가(儒家) 의 인문성과 병가(兵家) 의 당당함이 결합된 이상적 인간형이 탄생하는 것이다.
저자는 "세상 흐름에 역류할 수는 없다 해도 문인들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서, 그 점이 바로 무협소설과 문협소설의 차이라고 밝히고 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중국 역사상 가장 강성한 시기를 구가한 한무제(漢武帝) 때다. 이 소설의 주인공 동방삭은 한무제를 가장 뛰어난 군주 가운데 한명으로 만든 핵심 브레인,'동방제일검'으로 불리며 천하의 협객들을 굴복시킨 호걸, 점성술의 선구자,만담과 풍류에 능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진정한 멋을 아는 사람으로 황제조차 부러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협소설에 도전장을 낸 이 문협소설은 동방삭과 한무제 사이의 이야기가 큰 줄기를 형성하면서 동시에 당시 최고의 학자였던 동중서, 한무제의 황후 위자부, 그리고 <사기(史記)>를 쓴 중국 최대의 역사가 사마천 등이 중심인물로 등장해 문인들의 의협정신을 노래하며 파란만장한 역사를 펼쳐 보이고 있다. 지난해 출간돼 인기를 모은 이 책은 중국 중앙방송국에서 드라마로도 방영될 예정이다.
<< >> [세계일보 / 이창영기자]
동방삭(東方朔.BC 154∼BC 93)은 쿤룬산(崑崙山)에 사는 서왕모(西王母)란 신의 복숭아를 훔쳐 먹어 삼천갑자(18만년)를 살게 됐다는 '삼천갑자 동방삭'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전설 때문인지 허구의 인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그는 중국을 번성시켰던 한무제(漢武帝)를 역사속의 명군으로 만든 뛰어난 책사였다. 정치 사상 군사 문화 등 여러방면에서 뛰어난 학식을 뽐냈고 수많은 협객들을 굴복시킬 정도로 무예에 출중했으며 엉뚱하지만 풍류를 하는 멋스러운 사람이었다.
소설 <지성 동방삭>(전2권.문학세계사)은 문무에 능통했고 호기로운 인생을 살았던 동방삭을 중심으로 당시 세계속으로 뻗어나가던 한(漢)나라의 시대상황을 버무려놓은 소설이다. 역사소설에 가깝지만 이 책을 단순한 역사소설로 바라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무협지에서나 볼 수 있는 현란한 무예와 인물묘사가 등장하고, 서유기 등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황당무계하면서도 풍부한 상상력이 느껴지는 전기(傳奇)문학적 성격을 골고루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 롱인(龍吟) 또한 단순한 역사소설이나 무협소설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생각 아래 문협(文俠)소설이라는 새로운 말을 창조해 냈다.
책은 동방삭 이외의 등장인물들 또한 생동감있게 묘사하고 있다. 위만(衛滿)조선을 물리치고 한사군(漢四郡)을 설치하는 등 천하를 호령했던 한무제와 당시 최고의 학자로 칭송받았던 동중서(董仲舒), 무제의 황후 위자부(衛子夫), 풍류를 즐겼던 재사 사마상여(司馬相如), '사기'의 저자인 사마천(司馬遷) 같은 인물들이 흥미롭게 묘사돼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 동방삭 일대기 그린 "무협(文俠)소설 >> [조선일보 / 편지부]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전설적 인물 동방삭(東方朔, 기원전 154~기원전 93) 을 문무를 겸비한 지성(智聖) 으로 승격시키며 그의 삶과 시대를 흥미롭게 풀어놓은 대중 역사소설이다. 크게 보면 무협소설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무협소설의 일반적 재미와 호쾌함을 고루 갖췄으면서도 단지 허구의 환상문학으로 그치지 않는다.
중국의 대표적 역사서인 <사기(史記)>와 <한서(漢書)> 등에 나오는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하며 실제 역사를 소설의 무대로 삼았다는 점에서 일반 무협소설과 구별된다. 역사물 대중작가로 분류할 수 있는 저자 룽인(龍吟) 은 이 책을 "문협(文俠) 소설"이라고 명명했다.
1980년대 중국 대륙을 풍미한 무협소설의 붐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단순 무협소설을 넘어서는 작품을 요구하는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린 실험적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동방삭에게서 문협의 이미지를 이끌어낸다. 이를 통해 유가(儒家) 의 인문성과 병가(兵家) 의 당당함이 결합된 이상적 인간형이 탄생하는 것이다.
저자는 "세상 흐름에 역류할 수는 없다 해도 문인들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서, 그 점이 바로 무협소설과 문협소설의 차이라고 밝히고 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중국 역사상 가장 강성한 시기를 구가한 한무제(漢武帝) 때다. 이 소설의 주인공 동방삭은 한무제를 가장 뛰어난 군주 가운데 한명으로 만든 핵심 브레인,"동방제일검"으로 불리며 천하의 협객들을 굴복시킨 호걸, 점성술의 선구자,만담과 풍류에 능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진정한 멋을 아는 사람으로 황제조차 부러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협소설에 도전장을 낸 이 문협소설은 동방삭과 한무제 사이의 이야기가 큰 줄기를 형성하면서 동시에 당시 최고의 학자였던 동중서, 한무제의 황후 위자부, 그리고 <사기(史記)>를 쓴 중국 최대의 역사가 사마천 등이 중심인물로 등장해 문인들의 의협정신을 노래하며 파란만장한 역사를 펼쳐 보이고 있다. 지난해 출간돼 인기를 모은 이 책은 중국 중앙방송국에서 드라마로도 방영될 예정이다.
<< 동방삭 일대기 그린 '문협소설' >> [서울경제신문 / 편집부]
'지성 동방삭'은 중국 한무제 때의 최고 지성이자 걸출한 책사였던 동방삭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소설이다. 동방삭은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전설적인 인물로, 문무를 겸비한 당대 최고의 지성이었으며 만담의 시조인 잡예창곡자의 창시자, 점성술의 선구자, 황제조차 부러워한 천하 제일 풍류객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소설은 한무제와 함께 일세를 풍미한 주인공은 물론, 학자 동중서, 곽거병, 곽광, 황후위자부와 풍류재사 사마상여, 역사서 '사기'를 쓴 사마천 등도 중신 인물로 등장하는 등 방대한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다. 저자인 중국작가 룽인은 '사기-골계열전''한서-동방삭전'을 비롯해서 한대의 시문과 민요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료를 모아 동방삭을 살아 숨쉬는 역사의 인물로 부활시켰다. 이 소설은 지적인 것과 용맹스러움을 겸비한 이른바 문협소설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
<< 뛰어난 풍자와 유머, 그리고 힘이 넘치는 필체의 文俠小說 >>
동방삭이라는 인물은 『사기(史記)ㆍ골계열전』과 반고(班固)의 『한서(漢書)ㆍ동방삭전』등에서 그의 인물됨됨이나 성품 그리고 천부적인 재능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작가 용음(龍吟, Long yin)은 역사서에 근거해서, 풍류가이자 지혜롭고 무예 또한 출중한 동방삭이라는 기인(奇人)의 이미지를 독자들 앞에 재현시키고 있다.
이 소설이 더욱 독자의 눈길을 끄는 것은 동방삭 이외의 등장인물들 또한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그려지고 있다는 데 있다. 천하를 호령한 황제 한무제와 그 당시 최고학자였던 동중서(董仲舒), 무제의 황후 위자부(衛子夫), 한왕조의 유지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는 곽거병과 곽광, 그리고 풍류재사인 사마상여(司馬相如)와 사관(史官)으로 『사기(史記)』라는 대작을 집필한 중국 최대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 등은 이 소설의 중심인물이며 그들의 정신세계와 외면 모두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사료분석에 많은 시간과 심혈을 기울였음을 소설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고, 구성이 치밀하고 짜임새 있으며, 특히 호방한 필치로 묘사해 내려간 전쟁장면에서는 영웅호걸들의 웅혼한 기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이 소설은 한 편의 대서사시라 할 수 있는데, 한무제 역시 바야흐로 흥성하던 중국 봉건사회의 시대적인 면모를 대변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기에, 중국에서 봉건주의가 가장 번성하던 시대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중국의 역사와 전기문학의 우수한 전통을 계승하여, 정확한 사료수집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창작한 역사소설로서 이미 최고의 수준에 도달해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의 70%에 달하는 사건들은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하며 결코 허구가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작가는 『사기(史記)』와 『한서(漢書)』뿐만 아니라, 한무제와 관련된 수많은 역사서 및 한대의 시문과 민요 등에서 그 내용들을 광범위하게 참고하여 취사선택하였으며, 거기에다 자신의 풍부한 상상력을 덧붙여 역사·문화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시대적인 매력이 넘치는 걸작을 내놓게 되었던 것이다.
역사 전기적인 요소와 문학적인 성격을 모두 갖춘 『지성 동방삭』은 이 양자를 적절하고도 교묘하게 뒤섞어 놓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이 소설은 역사 전기문학인 동시에 문학적인 색채를 지닌 역사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해 『지성 동방삭』은 사마천의 우수한 전통을 계승하였으며, 사료에 근거해서 역사적인 사실을 존중하면서도 허구적인 내용을 적절하게 가미시킴으로써 문학적인 색채를 부각시킨 실험적인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창작의 풍격에서 뿐만 아니라, 한대 역사에 대한 학술상의 문제에서도 아주 독창적인 견해(예를 들면, 한무제가 유가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가의 문제)를 피력하고 있다. 또한 그는 문협 소설의 효시가 된 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심오한 견해와 유머실린 필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 장엄하고 웅장한 장면들을 마음껏 쏟아놓고 있다.
<< 역사상 최고의 브레인(Brain), 동방삭 >>
동방삭(東方朔, 前154－前93)은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전설적인 인물로, 한무제(漢武帝)를 역사에 영원히 빛날 훌륭한 황제로 만든 뛰어난 책사이기도 하다. 당시의 정치, 사상, 군사, 문화 등 제 방면에서 혁혁한 공훈을 수립한 동방삭은 열네 살에는 문사(文史)에 정통하였고, 열다섯에는 검술을 익혔으며, 열여섯에는 시서(詩書)에 정통하였으며, 열아홉에는 손자병법에 이미 능했다고 한다.
이를 보아 동방삭은 문무를 겸비한 인재임을 알 수 있다. 그후 5, 60년간 그는 위기마다 두려움 없이 매사를 신중하게 처리하였으며, 고매한 성품의 인격자로 세인의 존경과 칭송을 한몸에 받았다. 황제의 측근이기에 겪어야 할 수많은 위험들을 절묘한 방법을 이용하여 극복해 가는 기지(機智)와 열정을 지니기도 하였다.
중국 역사상 '최고'라는 찬사를 가장 많이 받은 인물, 역사에 영원히 빛날 훌륭한 황제(한무제)를 만들어낸 역사상 최고의 책사, 동방제일검이라 불리며 천하를 호령하던 수많은 협객들을 굴복시킨 인물, 만담계의 시조인 잡예창곡자(雜藝唱曲者)의 창시자, 당대 최고의 역경(易經)대사(大師)로서 점성술의 선구자이자 창조자, 풍류스럽고 소탈함이 그를 따를 자 없어 그의 멋을 아는 생활은 황제조차 부러워했다는 등의 평가는 동방삭에 대한 가장 단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 현대의 독자들에게 단비처럼 쏟아지는 엄숙하고 경건한 역사의 지혜 >>
지난 역사를 돌이켜볼 때, 문(文)이 의미하는 지적인 것과 협(俠)이 의미하는 용맹스러움을 고루 갖춘 인물들이 많이 있었다. 초(楚)나라의 굴원(屈原)은 그 아름다운 문체와 빼어난 검술로 이름을 날렸고, 한(漢)나라의 동방삭(東方朔)은 신묘한 지혜와 뛰어난 무예로 명성을 떨쳤으며, 위(魏)나라의 조식(曹植), 진(晉)나라의 도잠(陶潛) 등도 손꼽을 만한 인물들이었다.
또한, 우리에게 시인으로 잘 알려진 이태백(李太白)은 무술에도 조예가 깊었고, 대단한 문장가로 추앙받는 소동파(蘇東坡)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도(賈島)라고 하는 일개 가난한 선비도 칼을 뽑아 어지러운 천하를 호령하였으며, 송(宋)나라의 역안(易安) 여사와 청(淸)나라 말기의 여성협객 감호(鑒湖)는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나라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였다. 즉, 문과 협을 두루 갖춘 자만이 천하를 호령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 용음은 굴원의 탄식, 동방만천(東方曼 )의 소오강호, 이태백의 비가(悲歌), 소동파의 비분강개를 꿈꾼 것이다. 『지성 동방삭』에는 엄숙하고 경건한 역사의 지혜가 담겨 있고, 두 손으로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풍류객들의 호방함과 소요유(逍遙遊)가 있다. 문협소설로 명명된 이 소설은 문협의 기를 모아 지적인 세계를 이룩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외유내강의 여유로움과 당당함을 전해 줄 것이며, 그것은 곧 현묘한 삶의 처세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 문협소설의 효시, 『지성 동방삭(智聖 東方朔)』 >>
"문협소설(文俠小說)"을 표방하며 "무협소설(武俠小說)"에 도전장을 낸 소설 『지성 동방삭』은 중국문단에 등장했던 저명한 의협 인물을 묘사대상으로 삼고 있다. 문인들의 정의수호와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며 문무가 겸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재미와 유머가 넘친다.
이 소설은 중국이 가장 강성했던 시대 중 하나인 한무제(漢武帝) 시기를 배경으로, 지혜로운 신하 동방삭(東方朔)과 한무제(漢武帝)의 스토리가 주를 이루며, 전체적으로 "혼백을 움직이는" 풍운아를 그리고 있다. 또한 동방삭, 사마상여(司馬相如), 위청(衛靑), 곽거병(?去病), 이광(李廣), 이릉(李陵), 사마천(司馬遷), 동중서(董仲舒), 탁문군(卓文君), 진교(陳嬌), 위자부(衛子夫) 등과 같은 유명한 인물들이 문인들의 의협 정신을 노래하고 있다.
최근, 많은 언론매체들이 앞다투어 판권을 계약하는 상황에서, 중앙방송국(CCTV) 산하 중국TV연속극 제작센타는 높은 가격으로 이 책의 TV연속극 각색권을 사들였다. 그들은 '문협소설'과 전통적인 '무협소설'의 풍격이 상이하나, "연속성이 매우 강하고 화면이 생동적이고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며, 인물들의 이미지가 생생하게 살아 있어" TV연속극으로 각색한 후의 성공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80년대 대륙을 풍미했던 무협소설 붐은 90년대 들어서면서 점차 누그러지기 시작했고,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은 진용(金庸) 등 소수 작가들의 작품 이외에는 스토리가 이미 문화수준이 날로 높아 가는 많은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대륙의 독자들은 이처럼 무협소설에 염증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공허함을 느끼면서 마음속으로 무협소설이 아닌 그 어떤 것, 즉 좀더 수준 있는 작품이 나와 주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여 작가 용음은 『지성(智聖) 동방삭(東方朔)』을 내놓게 되었다. 작가는 탁월한 식견으로 "문협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당시 유행하던 무협소설에 필적할 수 있고 구별되는 장르를 내놓게 된 것이다. 이 아름답고도 우아한 '문협'이라는 이름은 각종 성어나 전고를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용음의 문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리고 아주 적절하게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 새로운 품격의 文俠小說 >>
용음이 만들어낸 "문협"이라는 이 단어는 수십년간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무협소설과 대조를 보이면서도 또한 한 계통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지성 동방삭』의 창작관점으로 문협소설과 무협소설을 비교해 보면 그 독특한 품격을 느끼게 된다. 즉, 더욱 심오한 역사적인 의미와 고품격의 문화수준이 그것이다. 비록 무협소설 또한 일정한 역사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인물과 스토리는 모두 작가의 상상과 허구에 의존하며 흥미 위주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오락물과 판타지의 성격이 강하다.
반면에 문협소설은 역사적인 배경이 사실적일 뿐만 아니라, 주요 인물들 역시 대부분 정사에 나온 인물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문협소설을 표방한 『지성 동방삭』은 역사소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작가는 사마천의 역작『사기(史記)』의 필법을 계승하여 생동하는 문학이미지로써 한무제 시대의 웅장한 역사적인 장면을 재현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 실존인물들을 더욱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문협소설인 『지성 동방삭』의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작가가 역사를 기술하는데 있어 단지 기계적으로 역사를 복창하는 게 아니라, 당대의 가치관으로 역사를 관조하고, 역사적인 인물의 면모를 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작가가 묘사하는 것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심혈을 기울여 형상화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며,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 또한 인간의 본성이다.
문풍(文風)과 언어면에서 볼 때, 『지성 동방삭』1, 2권은 아주 큰 특색을 지니고 있다. 그의 언어에서 느껴지는 맛과 유머는 자연스럽고 거침이 없다. 특히 현대적인 언어와 사고방식을 가진 작가가 당대 유행하는 구어체로써 역사적인 인물을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의 백미는 소설을 읽어나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회심의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어느 정도 역사적인 인물과 현대 작가간의 거리를 좁힐 수 있었으며, 독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동시에, 농후한 삶의 냄새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