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과 김용옥, 최근 한국 사회에 뜨거운 논쟁의 회오리를 몰고 온 유명한 지식인들이다. 이들은 한국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한국 사회의 심층 구조를 밝혀줄 수 있는 귀중한 텍스트이다. '인물비평의 귀재'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이 책에서 그들과 관련하여 '문화특권주의'와 '지식폭력'이라고 하는 개념을 제시하고자 한다.
강준만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조지아대 신문방송학과 졸업(석사). 미국 위스콘신대 신문방송학과 졸업(박사). 현재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저서로는 <김대중 죽이기> <노무현과 국민사기극> <대중문화의 겉과 속> <사람은 왜 분노를 잃었을까>외 다수가 있다.
-머리말 : 1948년생 동갑내기의 서로 다른 행보
[1] 제1부 이문열
1. 왜 사람들은 이문열의 소설을 사랑하는가? : 이문열 소설의 마력을 해부한다
2. 이문열의 곡학아세 논쟁 : 이문열과 문언유착
3. 이문열의 진정한 자전소설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4. 지식폭력의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 "시대와의 불화"를 해부한다
5. 선거 때만 되면 몸살을 않는 이문열 : 왜 이문열은 정치 없인 살수 없나?
6. "시대와의 간통"을 저지른 문화권력 : 우리들의 일그러진 이문열
7. 문화 다원주의에 적대적인 문화 권력 : 이문열의 마광수 모독과 탄압
8. 이문열 현상의 비밀 : 이문열과 젖소부인의 관계2
9. 이문열의 심층적 상업주의 : 그녀를 만나거든 내가 울고 있다고 전해다오?
10. 이문열을 보면 한국사회가 보인다 : 이문열의 성공 이데올로기
이문열의 귀족주의와 선민의식
이문열은 의외로 자기 이야기를 잘 한다. 남을 비판하겠다고 한 말인데, 그게 가만 따지고 보면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운동권 욕하려고 한 다음과 같은 말도 난 아무래도 이문열 자신을 묘사한 것처럼 여겨진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잘 들어보시기 바란다.
"한 생각의 틀로서 평범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은 일쑤 귀족주의나 선민의식이다. 가끔 우리 주위에서 이런 형태의 인간들을 만나게 된다. ....대개는 어떤 형식으로든 몰락을 경험했거나 영광스러웠던 과거의 기억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 참으로 곤란한 존재들이다..... 기억의 과장으로 터무니없이 엄청나진 과거 그 자체에 몰입하거나 그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보다 몇 배나 강렬해진 신분 상승의 욕구에 휘몰려 스스로를 망쳐버리고 만다."
이문열에겐 그러한 귀족주의나 선민주의식이 없었을까? 오히려 불행한 과거 때문에 그것에 더욱 매달렸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앞서 지적했다시피, 이문열이 끊임없이 자신의 적을 과장하면서 자신을 피해입고 박해받은 사람으로 묘사하기 위해 안달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도 바로 그런 귀족주의나 선민의식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 지적 편력 뒤엔 피해의식이 … >> [문화일보 / 배문성기자]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교수의 새책 ‘이문열과 김용옥’에는 세사람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강교수의 많은 저작이 그렇듯이 이번 책에서도 저자 강교수가 세번째 주인공이다.
소설가 이문열씨와 철학자 김용옥씨의 글쓰기와 발언에 대해 비판적 고찰을 하는 과정에서 독자들이 읽을 수 있는 것은 “나는”으로 설명하고 있는 강교수의 자화상이다. 주인공 세명의 모습에서 공히 읽을 수 있는 것은 ‘계몽적 태도’. 물론 발언하는 방식이나 글쓰는 방식의 스펙트럼은 극과 극을 달릴 만큼 다르지만, 세 사람의 모습에서 공통적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은 한국사회를 아직 계몽해야 할, 개화시켜야 할 대상으로 상정하고, ‘질타하고 가르치는 사제’의 모습이다.
두권으로 묶여진 책의 제3부 ‘이론적 논의’가 관심을 끄는 부분. 사실 ‘제1부 이문열’과 ‘제2부 김용옥’은 그간 여러 매체를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검증된 논의를 충실하게 정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나 관심을 끌만한 주제는 그다지 없다. 익히 알려진대로 강교수 특유의 비판적 글쓰기가 시종 진행되지만, 전체를 압도하는 문제의식은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다 그간 진행된 논의를 재정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에서 눈길을 붙잡는 것은 1948년생 동갑내기인 이씨와 김씨 둘 다를 ‘지식폭력의 피해자’라고 상정하는 부분. “그러나 그들은 상이한 방법을 통해 한국 사회에 복수했다. 이문열이 수구 기득권 체제를 껴안는 정치 개입을 통해 정치권력을 누렸다면, 김용옥은 기존의 문화특권에 도전하는 파격과 기행을 통해 지적 엔터테이너로 인정을 받으며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유사종교적 권력을 누리게 된다.”
‘피해자·이문열과 김용옥’의 이후 대응을 해석하는 강교수의 분석은 새로울 것이 없지만, 이 두 사람의 지적 출발지를 ‘피해자’로 놓으면서 이후 지적 편력과정을 ‘피해자의 복수’로 해석해내며, 세대론적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은 흥미롭다. 아쉬움이 있다면 강교수 자신도 이 세대론적 분석에 대해 기미만 찾았을 뿐 그 의미를 심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기미만 내놓을 뿐 심화 천착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제3부 이론적 논의’에서도 마찬가지다.
강교수의 글이 ‘다양한 각도지만 단순한 공격’으로 진행되는 이유는 “나의 무기는 이념이 아니라 상식이며 최소한의 합리성이다”라고 말하는 언급에서 찾을 수 있다. 그의 글쓰기는 한국사회의 상식을 건설하기 위한 ‘계몽적 사제’로서의 역할에 있을 뿐이란 거다. 이런 부분이 ‘비판적 글쓰기’라는 새로운 글쓰기 문화의 전도사로 널리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일견 지겹기까지 한 ‘물어뜯기’로 시종하는 바람에 탄력을 잃고 있다고 비판받고 있는 강교수 글쓰기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 기자문화권력 대표 2인 꼬집기 >> [한국일보 / 정성원기자]
우리 시대 전투적 글쓰기의 대표 주자. 강준만 교수가 또 한 번 인물평가에 나섰다. 이번에는 소설가 이문열과 철학자 김용옥이 대상.저자는 1948년 동갑내기인 두 사람을 정치권력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문화권력의 대표 주자라고 본다.
이들에 대한 분석틀은 문화특권주의와 지식폭력.저자 특유의 다양한 글 인용과 논리를 통해 이문열의 언어폭력과 문화권력 관리술. 학력콤플렉스에 기인한 김용옥의 지식폭력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어진다.
저자는 이론보다는 사례를 중심으로 두 문화권력을 비판한다. 그리고 '한국사회. 특히 지식계엔 '긴장'이 필요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역설한다.
<< 문화특권 신랄하게 비판 >> [동아일보 / 김수경기자]
강준만 교수가 이번에는 이문열과 김용옥을 비판하고 나섰다. 저자는 우선 이문열에 대해 철저하고도 집요하게 비판했다.
그는 “문화분야 종사자들이 정치경제 분야에 끊임없이 개입하는 권리는 누리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문열은 ‘문화특권주의’를 발판 삼아 신문 칼럼을 통해 집요하게 수구 이데올로기 및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용옥에 대해서는 비판과 옹호를 함께 보내고 있다. “김씨가 철학의 ‘엔터테인먼트화’를 꾀함으로써 기존의 지식폭력에 도전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기존의 ‘학위’ 권위에 기대어 자신에 대한 비판을 부정한 행위는 또 다른 지식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씨가 문화특권을 이용해 지식폭력을 행사하는 정치적 문화권력이라면 김씨는 지식폭력과 문화특권의 전복을 시도하는 유사(類似)종교적 문화권력이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
저자는 책 말미에 자신 역시 지식폭력이 아닌가에 대한 성찰도 함께 실었다. 그는 “나는 나에 대한 비판에 대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으며 내 주장에 대한 반박의 길은 언제든지 열려있으므로 나는 지식폭력과는 거리가 멀다”고 결론 맺었다. 그러나 저자 역시 특정 신문에 정기 칼럼을 게재하며 자의든 타의든 수구에 맞서는 ‘대표주자’처럼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 >> [중앙일보 / 편집부]
이문열씨와 김용옥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저명인사에 대한 실명비판으로 유명한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 교수가 두 사람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이 책은 무엇보다 '강준만 연출, 이문열.김용옥 주연' 의 호화 캐스팅이란 점에서 주목을 끈다.
강교수가 들이댄 잣대는 '문화특권주의와 지식폭력' 이다. "1948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둘 다 지식폭력의 피해자였다" 고 말문을 연 강교수는 "그들이 상이한 방법을 통해 한국사회에 복수했다" 고 지적한다.
'상이한 복수' 의 형태란 "이문열이 기득권 체제를 껴안는 정치 개입을 통해 정치권력을 누렸다면, 김용옥은 기존의 문화특권에 도전하는 파격과 기행을 통해 지적 엔터테이너로 인정받으며 보통사람들을 대상으로 유사종교적 권력을 누렸다" 는 것이다.
<< 이문열·김용옥 '독설'에 물리다 >> [일간스포츠 / 고강훈기자]
강준만씨(45ㆍ전북대 교수)가 이번에도 특유의 독화살을 마구 쏘아댔다. 표적은 48년생 동갑내기인 이문열과 김용옥씨. 최근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두 사람의 행보에 대해 거침없은 독설을 퍼부었다. 상하 두 권으로 펴낸 책 [이문열과 김용옥](인물과 사상사).
여느 때처럼 인신 공격도 불사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독설에 일가견이 있는 두 대가를 대상으로 현란한 독설을 뿜어낸 셈. 공통된 비판의 요지는 우리 사회에 '지식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
두 사람 모두 지식 폭력의 피해자로 출발. 가해자로 변신해 빗나간 '문화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비난의 강도에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문열씨의 경우 위만과 기선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격렬하게 질타했지만. 김용옥씨에 대해선 '어이없다 못해 귀엽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너그러운 편이었다.
[이문열]에 대해 제 1부 이문열 편은 -이문열 소설의 마력으로부터 시작해 -문언유착 -시대와 간통을 저지른 문화권력 -마광수에 대한 모독과 독설 -심층적 상업주의 -이문열을 보면 한국 사회가 보인다 등 10개의 소단락으로꾸몄다.
기만의 수사학. 파시스트 미학. 물귀신 작전. 권위주의의 화신. YS닮은 과대망상. 궤변의 처세술 등 원색적인 말까지 주저없이 사용하며 시종 신랄하게 비난했다. 강씨는 ' 스토리 구성과 교양주의적 글쓰기에 빠져들다 보면 노골적인 언어 폭력을 놓치기 십상'이라며 '작가는 문화특권주의를 발판으로 집요하게 수구 이데올로기 및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라고 결론짓고 있다.
[김용옥]에 대해 혼자 잘난 척. 상상을 초월한 유치함. 엄청난 뻥. 상식 이하의 억지.비판을 용납하지 못하는 오만 등으로 요약하고 있지만 이문열과는 달리 비판의 수위를 조절했다. 학문 능력을 검증할만한 저자의 능력 부족을 전제했기 때문.
도올에 대해 인정할 건 인정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자는 논지를 편다. 인정한 부분은 지식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점. 그는 도올을 한마디로 '지식엔터테이너'라고 규정하고, '1인 권력'이기에 그 해독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한결 관대했다.
하지만 김우중씨를 성자로 표현했고. 노태우씨에 충정의 편지를 쓴 바 있는 과거 이력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없었다는 사실에 대해 '그 뻔뻔함을 참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고 지적한다.
-이문열과 김용옥 강씨는 '이문열은 처음부터 문화권력에 적극 순응하는 자세를 취했다고 평한 반면 김용옥은 기존의 문화특권에 도전하는 파격을 통해 전혀 다른 유형의 문화특권을 누릴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이에 앞서 그는 두 사람이 '세상에 대한 복수'에 가까운 '인정 욕구'를 키워왔다고 전제했다. 이문열은 가난 및 월북한 아버지로 인한 한(恨) 때문에, 도올(돌대가리라는 뜻)은 학력 자본이 강한 집안에서 학벌 콤플렉스로 인해.
이문열은 그 인정 욕구를 뜨거운 사회적 논란을 만드는 방식으로, 김용옥은 지적 엔터테이너로 많은 사람들을 즐겁고 감동시키는 방식으로 충족시켜 왔다고 말한다. 또 이문열 비판자의 분노는 주로 메시지의 알갱이에 관련된 반면 김용옥의 경우는 스타일에 관계된 분노였다고 정리했다.
강씨는 '이문열 신드롬과 김용옥 신드롬은 한국 사회의 문화 특권주의와 지식 폭력이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웅변해 주었다'면서 이문열씨에겐 '보수를 수구로 몰지 말라는 식의 어거지를 쓰지 말고 용기를 내라'라고.
김용옥씨엔 '부러지지 말고 휠땐 휘는 유연성을 가지라'고 각각 충고했다.
<< 정치권력보다 더 부드럽게 오래 지속되는 문화권력! >>
1948년생 동갑내기 이문열과 김용옥은 둘 다 지식폭력의 피해자였다. 그러나 이후 그들은 상이한 방법을 통해 한국 사회에 복수했다. 이문열이 수구 기득권 체제를 껴안는 정치 개입을 통해 정치권력을 누렸다면, 김용옥은 기존의 문화특권에 도전하는 파격과 기행을 통해 지적 엔터테이너로 인정을 받으며, 보통사람들을 대상으로 유사종교적 권력을 누리게 된다.
이문열은 자신의 극언이 '곡학아세'라는 비판에 대해 “정치인의 잣대로 문화인을 폄하하지 말라”고 항변한다. 우리는 이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화인은 정치인에 비해 도덕적으로 우월하며 정략적이지 않다는 편견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치권력보다 더 부드럽고 노골적으로 행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화권력에 대해선 너그럽다. 정치권력이 늘 비판의 칼날을 받고 있다면 문화권력은 비판의 사각지대에서 책임으로부터 면제된 특권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들은 정치인이나 일반인들보다 지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우월한 존재들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