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어린이가 함께 보는 전래동화」 시리즈는 남쪽에서 널리 전래된 옛 이야기와 북쪽에서 전래되어 널리 읽히고 있는 옛 이야기를 함께 모은 책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남북 어린이 누구나가 우리 민족의 지혜와 정서를 공유하고 남북이 한민족임을 깨달아가도록 하고자 만들었다. 그래서 남과 북에서 전래되고 있는 이야기 가운데 우리 민족의 정서가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작품 132편과 134편을 각각 선별하여 동화가 담고 있는 주제가 같은것끼리 배열함으로써, 남과 북이 5천년의 긴 역사를 함께 살아오면서 같은 생각과 같은 정서를 가꾸어 온 한겨레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하였다.
손동인
1924년 경남 합천 출생. 1950년 <문예>지에 시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그 후 많은 동화를 쓰셨음. 1989년까지 인천교육대학에서 전래동화를 연구하고 가르침. 1990년에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
작품집 「하늘에 뜬 돌도끼」 등 다수.
1. 새들의 노래 자랑
2. 재미난 골에 범 난다
3. 점 잘 치는 선생님
4. 귀신 잡은 용덕이
5. 초상집에 간 바보 아들
6. 조 이삭 하나로
7. 여우와 개와 고깃덩이
8. 쇄자새
9. 거짓말 대장
10. 신기한 샘물
11. 황금덩이와 구렁이
12. 호랑감태
13. 한평생 쓰고도 남는 것
14. 은혜 갚은 까치
15. 소년 원님
16. 우물 속의 총각 귀신
17. 선바위
18. 불로초
19. 구슬과 고양이와 개
20. 콩밥을 먹으면 장사가 되는가
21. 게으른 오소리
22. 온달 이야기
23. 무엇이 가장 무서우냐
24. 용바위
귀신 잡은 용덕이
용덕이는 주인에게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내가 귀신을 잡긴 잡겠으나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귀신을 잡지 않겠소."
그러자 주인은 돈이나 많이 달라는 줄 알고 선뜻 말했습니다.
"네, 돈은 달라시는 대로 드리겠사오니 말씀만 하십시오."
용덕이는 머리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아니오. 그런 게 아니라, 귀신이 제물로 바치라는 당신 딸은 이미 임자가 있는 몸인데, 아직 임자에게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귀신이 장난을 하는 것이오. 그러니 딸을 오늘 안으로 당장 임자에게 내주시오. 그러면 내 곧 귀신의 장난을 없애 줄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네 집안은 귀신 때문에 끝내 망하게 될 것이요!"
주인은 깜짝 놀랐습니다. 머슴과의 약속은 자기와 머슴밖에는 아무도 모르는데, 이 사람이 벌써 그런 내막까지 두루 알고 있는 것을 보니 과연 명인이로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간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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