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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도서] 이탁오 평전 - 유교의 전제에 맞선 중국 사상사 최대의 이단아 (양장본) [절판] : 李卓五 評傳 |
|   이탁오, 사상의 자유에 대한 맹렬한 추구
『분서』(焚書)의 저자이자, 중국 사상사 최대의 이단아 이탁오!
교조화된 주자학 외에는 어떤 학문과 사유의 존재도 일체 인정하지 않았던 명나라 말기의 사상계에서 정신의 절대자유를 추구했던 이탁오는, 역대 중국의 어느 철학자보다도 철학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지극히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는 ‘정통’과 ‘이단’의 경계를 나누고 편 가르기만을 고심하던 주류 도학자들과는 달리 모든 사상에 대해 열린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
이 책은 기성의 지식을 전복하고 통쾌하게 지식인의 위선을 까발린 이탁오의 사상과 그의 비극적인 생애를 총체적으로 조망해 들어간다. 작년 『분서』 완역본의 출간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서늘한 충격을 주었던 이탁오는, 이제 구체적인 삶의 국면과 자유로운 정신의 성찰, 그리고 학술적인 엄밀함을 견지한 이 평전의 출간으로 다시 새롭게 되살아나게 되었다.
사회적 억압 기제가 성찰 없이 계속 받아들여지고 있는 21세기의 한국에, 정해진 궤도만을 뒤쫓아가는 우리의 두려움과 비겁과 자기 방어에, 더없이 분방하고 자유롭고 당당한 이 지식인의 모습은 스스로를 되비쳐보는 명경이 될 것이다. |
 옌리에산
1982년 북경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편집과 평론에 종사했다. 현재 중국 《남방일보》 그룹 최고 편집위원이며, 시사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 『남방인물주간』(南方人物週刊)에서 선정한 중국에 영향을 준 지식인 50명 중 평론가 부문에 선정되었다. 『옌리에산 시사평론』 등 수필·잡문·평론집 15권이 있다.
주지엔구오
문학 및 사회문화 평론가이자 수필가로, 각종 신문과 매체에 꾸준히 평론을 발표하고 있다. 중국 문단에 대한 강한 비판을 서슴치 않아서, 중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위치우위(余秋雨)를 정면 비판하여,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
 ● 시작하며
● 제1장 관직을 사퇴하다
빈천할지언정 꿀릴 것 없이 뜻대로 살자 / 지금 세상에서 누가 탁오를 이해할까 / 일세의 인물이 되긴 싫다
● 제2장 벗을 찾아 황안으로
천하에 지기는 있는가 / 너는 가짜다 / 삭풍이 불기 시작하여 머물지 못하리
● 제3장 이단의 가시관을 쓰다
자기 길을 가는 데 힘쓰라 / 차라리 이단이 되리라
● 제4장 용담에서의 생활
처음 호숫가에 거주하다 / 초담집 / 관음문 / 분서 / 동심설
● 제5장 무창에서 겪은 봉변
황학루 풍파 / 『수호전』에 정붙이다
● 제6장 용담에서의 고투
반가운 삼원의 방문 / 삼매에서 유희하고 중니를 희롱하다 / 한밤중 기러기 소리 / 미리 규약을 말하다
● 제7장 남북으로 전전하다
노인행 / 영경답문 / 감추지 않은 『장서』 / 마테오 리치와의 만남
● 제8장 마성에서 쫓겨나다
불전을 불사르다
● 제9장 통주에서 유랑하다
속장서 / 유언
● 제10장 옥중에서 자결하다
열반에 든 봉황
● 마치며
● 영원히 사는 노인
● 저자 후기 / 역자 후기 / 이탁오 연표 / 찾아보기 |
 | 나는 어릴 적부터 성인의 가르침을 배웠지만, 정작 성인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공자를 존경하지만, 공자의 어디가 존경할 만한지 알지 못한다. 이것은 난쟁이가 사람들 틈에서 연극을 구경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잘한다는 소리에 덩달아 따라 하는 장단일 뿐이다. 나이 오십 이전의 나는 한 마리 개에 불과했다. 앞에 있는 개가 자기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같이 따라서 짖었던 것이다. 만약 누군가 내가 짖은 까닭을 묻는다면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쑥스럽게 웃을 수밖에…… |
  | << 도학자는 개·돼지와 같다 >> [조선일보 / 김기철 기자] | | “나이 오십 이전의 나는 한 마리 개에 불과했다. 앞에 있는 개가 자기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같이 따라서 짖었던 것이다. 만약 누군가 내가 짖은 까닭을 묻는다면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쑥스럽게 웃을 수밖에….”
이지(李贄·1527~1602)는 명·청 교체기의 대표적 이단 사상가로 손꼽히는 사상가다. 탁오(卓吾)는 그의 호. 이탁오는 공맹(孔孟)의 도 이외에는 다른 학문을 인정하지 않던 당시 사상계를 거침없이 비판했다.
“하늘과 사람을 속이는 자는 반드시 도학을 따진다. 도학이 그 속임수 계략을 팔아먹기에 좋기 때문이다.” 도학자를 향해 행실은 개, 돼지나 다를 바 없다고 공격한 덕분에 생명의 위협을 받은 것만 부지기수다.
사상의 자유를 추구했던 그는 어린 아이의 마음이야말로 인간의 참된 마음이라고 주장했다. 독서나 견문으로 물들지 않은 어린이의 맑고 깨끗한 마음을 그대로 보존해야 하고, 인간의 욕망은 가식없이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탁오 스스로도 자기 생각이 당대에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과격한 주장이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자기 저서에 ‘불태워 버려야 할 책’이란 뜻의 ‘분서(焚書)’ 혹은 ‘감춰야 할 책’의 ‘장서(藏書)’로 이름을 붙였다. 그는 “내가 목숨을 바칠 수 있을 만큼 나를 알아주는 자가 없다. 나는 장차 나를 알아주지 않는 자를 위해 죽음으로써 분노를 토하리라!”(분서)라고 예언한 바 있다. 그 말대로 이탁오는 76세 때 혹세무민했다는 죄목으로 탄핵을 받자 옥중에서 자살했다. 세상과 맞서 싸운 이단자다운 최후였다. | | << "나는 개였다" 유교사회에 일침 >> [한겨레신문 / 임종업 기자] | | 이지(1527~1602). 호는 탁오. 명나라 인물. 26살에 향시에 올라 28년 동안 관직생활. 76살에 옥중 자결하기까지 22년동안 ‘잘못된 도로 사람들을 현혹시킨 자’다.
예순 두살이던 어느 날, 그는 머리가 가려워 긁자니 번거롭고 땀 냄새에 비듬까지 날리자 머리를 깎는다. “4품관 전직관료가 출가했다”는 스캔들은 당연지사. 유교가 전횡하는 사회에 대한 항의와 도전이었다. 걸어다니는 고깃덩이, 또는 위선자 가운데 택일하게 만드는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 또는 행복에 무게를 두는 것은 ‘대역무도’였다. ‘오십 이전의 나는 개였다’는 그의 고백은 자신과 유교사회를 향한 똥침이었다.
그는 쉰넷에 관직을 버리면서 관료사회의 참을 수 없는 속박을 풀었고, 예순 둘에 아예 머리를 밀어버림으로써 종법사회와 결별했다. 양명학과 불학을 넘나든 그는 이단아다.
그는 입만 열면 공맹왈 하는 부류를 천시하였으며 자연지성에 충실할 것을 주장했다. ‘여색이 나라를 망친다’ ‘여성은 식견이 짧다’는 견해를 반박하고, 군주한테 간언하다 죽는 것의 무의미함을 말하며, 200%의 담력과 식견이 요구된다며 ‘간웅’를 옹호했으며, 가짜도학을 비판하는가 하면 당시 장거정 승상의 죽음을 전후한 관료사회의 표변을 질타했다. 경정향과 10여 년에 걸친 편지가 논쟁의 축이다. 그것들이 묶여 <분서> <장서> <설서> 등의 저작을 이룬다.
그의 책은 상당히 널리 전파된다. 당시 인쇄술 사정을 감안할 때 저술의 논란성의 방증이다. 그가 무작위로 던진 돌에 맞은 수많은 사람들은 그를 감옥에 집어넣는다. 젊은 비구니 매담연과의 염문(?)도 한몫했다. 그의 머리를 깎았던 면도칼이 스스로 목을 베는 도구였다.
“옷 입고 밥 먹는 것이 인륜이요, 만물의 이치다.”
“동심은 거짓없고 순수하나 사회의 견문과 무언의 암시가 주입되면서 그 순수성을 잃게 된다.”
“타고난 나쁜 사람은 없다. 성현이 되느냐 강도가 되느냐는 기회를 만나느냐 못 만나느냐의 차이다.”
그의 혁명적인 인식은 볼테르, 몽테스키외 등 계몽사상과 비교된다.
그의 성정은? 닳아지는 빗자루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깔끔을 떨었다. 옷은 잡티 하나 없었고, 자주 얼굴을 닦고 몸을 털었다. 사람들의 콧김 냄새가 싫어 멀리 앉게 하고 내쫓기도 했으며, 말이 통하지 않는다 싶으면 말 한마디 없이 조용히도 있었다.
조선에서는 그가 나던 해 최세진의 ‘훈몽자회’가 나왔고, 그의 늙마 파란때 임진왜란를 겪었다. 그는 1599~1600년 세 차례에 걸쳐 마테오 리치를 만나는데 3년 뒤 조선의 이광정과 권희가 마테오 리치의 ‘곤여만국전도’를 들여오게 된다.
<이탁오 평전>(옌리에산·주지엔구오 함께지음, 돌베개 펴냄)을 옮긴 홍승직 교수는 이탁오의 <분서>도 옮긴 바 있다. | | << 사상해방의 선구자 생애와 학문 재조명 >> [문화일보 / 최영창 기자] | | “나는 어릴적부터 성인의 가르침을 배웠지만, 정작 성인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공자를 존경하지만, 공자의 어디가 존경할 만한지 알지 못한다. 이것은 난쟁이가 사람들 틈에서 연극을 구경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잘한다는 소리에 덩달아 따라 하는 장단일 뿐이다. 나이 오십 이전의 나는 한마리 개에 불과했다. 앞에 있는 개가 자기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같이 따라서 짖었던 것이다. 만약 누군가 내가 짖는 까닭을 묻는다면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쑥스럽게 웃을 수밖에….”
중국 사상사에서 최대의 이단아로 평가받는 명나라 말기의 사상가 이탁오(李卓吾·1527~1602)가 자신의 대표작인 ‘분서(焚書)’에서 밝힌 “나는 개였다”라는 고백처럼 자신의 삶과 학문에 대한 철저한 반성에서 나온 말도 없을 것이다. 우리보다 사상적인 스펙트럼이 다양했던 중국이지만 양명학의 창시자인 왕수인(왕양명)조차 공자는커녕 주희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에서 인정한 유일한 학문체계였던 유교의 전제에 반대한 이탁오의 사상사적 위치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가정 6년(1527) 푸젠(福建) 취안저우(泉州)부 진장(晋江)현에서 태어난 이탁오의 이름은 지(贄)이고 탁오는 호이다. 26세 때 거인(擧人)에 합격해 하급 관료생활을 하다가 54세 되던 해 관직을 그만둔 그는 40세 때 왕양명의 학문을 접하고 심학(心學)에 몰두했으며 62세 때 삭발하고 이단임을 자처하며 불교에 심취했다. 결국 76세 때 예과(禮科) 도급사중(都給事中·7품 언관) 장문달(張問達)의 탄핵을 받고 혹세무민의 죄로 투옥된 뒤 옥중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이 이탁오의 짧은 약력이다. 중국에서 각각 시사평론가와 문학평론가로 활동중인 옌리에산(焉？烈山)과 주지엔구오(朱健國)가 공저한 책은 이탁오의 저술과 그를 언급한 후대인의 각종 기록들을 섭렵한 뒤 생애를 학술적으로 복원한 평전이다.
지난해 이탁오의 대표작인 ‘분서’(한길사)가 완역되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선 조선후기 이래 극히 일부의 주목을 받았을 뿐이며 영항력도 거의 없었다. 반면에 정주학 못지않게 양명학도 번성한 일본에선 메이지(明治)유신 운동의 선구자였던 요시다 마쓰가에(吉田松陰·1829~1858) 등에 의해 이탁오가 저서와 함께 널리 소개됐으며 중국도 ‘5·4’ 신문화운동을 계기로 명·청시대 금서였던 그의 저술에 대한 재발견이 이뤄져 상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 공산화된 중국에서 이탁오는 봉건사상을 철저하게 극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당시 역사조건 아래서 봉건체계를 근복적으로 반대한 ‘유교 반도(叛徒)’는 아니더라도 문화의 전제를 반대한 사상해방의 선구자였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을 쓴 저자들의 문제의식이다.
책은 제1장 ‘관직을 사퇴하다’에서 이탁오가 4품 관직인 윈난(雲南) 야오안(姚安)부 지부(知府) 자리를 사퇴한 만력 8년(1580)에서 시작해 그의 생애를 거슬러 올라가 54년간의 경력(가세와 생활, 벼슬생활과 포부, 학술 경력과 추구 등)을 추적, 서술한 뒤 제2장부터 10장까지는 그의 사상이 완성돼 가는 1581년 이후 옥중에서 자결할 때까지 만년의 생애와 사상적 편력을 다루고 있다. “천하의 즐거움을 먼저 도모한 연후에 나의 즐거움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던 북송의 개혁파 대신 범중엄(范仲淹)조차 범씨 한 문중을 위한 복리만 도모했을 뿐이라고 본 이탁오는 ‘자기를 위하기(위기·爲己)’를 표방한 사람이 도리어 진정한 순도자라고 생각했으며, 유교사상에 대한 독립적인 사고를 세워 공맹을 비난할 수 있는 ‘이단’이 되기 위해 1588년 여름 삭발을 결심했다.
책에는 이 같은 사정과 ‘분서’를 펴낸 뒤 이탁오와 대립하게 되는 경정향(耿定向) 및 그의 문하 제자들과의 관계, 1591년 봄 후베이(湖北) 우창(武昌) 황학루(黃鶴樓)에서 폭력배들에게 죽을 위기를 넘기고선 집에 틀어 앉아 ‘수호전’의 평점 작업에 주력했던 상황, 1599년 선교사 마테오 리치와 세 번 만난 사실 등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보듯 세밀하게 복원돼 있다. 서술에서 가끔씩 도식적인 어투가 보이지만 책에 실린 대화 하나하나가 이탁오의 편지글과 문장 등에 기초하고 있어 역사소설이나 전기와는 다른 평전의 취지를 엄격하게 살린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 확인하게 되는 이탁오의 학문하는 자세는 오늘날 국내에서 학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큰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다. 책에도 나오는 이탁오를 평생 추종했던 원굉도(袁宏道)의 문집이 지난해말 ‘역주 원중랑집’(전10권·소명출판)으로 완역돼 함께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책의 번역은 지난 1998년 ‘분서’를 초역(抄譯), 출간했던 홍승직 순천향대 중문과 교수가 맡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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