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전래동화엔 우리 옛 조상들의 생활상과 풍속, 삶의 기쁨과 슬픔, 해학과 용기 등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창비아동문고의 전래동화는 우리 나라 아동문학의 역사를 개척하신 이원수 선생님을 비롯하여 동화작가 손동인(전 인천대 교수), 최래옥(한양대 교수), 손춘익(동화작가) 선생님이 수집·정리하신 것으로 지금까지 간행된 전래 동화들 중 가장 정확한 판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원수(1911-1981)
15살에 <고향의 봄>이 《어린이》잡지에 당선되어 작가활동을 시작하였으며 한국아동문학가협회를 창립하여 초대 회장을 지냈고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예술원상, 대한민국문학상을 받고 대한민국문화훈장 금관장이 추서되기도 하였다.
저서로는 『종달새』『영광스런 고독』『숲속 나라』『오월의 노래』『해와 같이 달과 같이』『얘들아, 내 얘기를』등이 있다.
손동인(1924~1992)
1924년 경상남도 합천에서 태어났다.
오랫동안 인천교육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우리나라 전래동화 수집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부산시 아동문학상, 이주홍 아동문학상, 한국 불교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병아리 삼형제』『마음속의 꽃초롱』『하늘에 뜬 돌토끼』『갸륵한 오해』『인간 경품』등이 있다.
임향한 (그림)
1962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고,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습니다. 그 동안 <벙어리 동찬이> <진달래가 된 소년> <전봉준> <심학산 아이들>등의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고, 꿈이 담긴 그림을 그리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의 작업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2] 제2부 설화와 동화
1. 욕심쟁이 할머니
2. 이무기가 살려 준 친구
3. 푸른 구슬 붉은 구슬
4. 스승보다 더 나은 꼬마 소년
5. 서울 거리 뒹군 시골 나무꾼
6. 심술 사나운 공주
7. 꿈 잘 꾸어 재상이 된 총각
8. 방갓으로 고기 잡은 효자
9. 까투리와 구렁이
10. 때려라 방망이
11. 잉어 공주
[3] 제3부 신화와 전설
1. 늙은이를 버리는 지게
2. 은혜 갚은 두꺼비
3. 견우와 직녀
4. 연오랑과 세오녀
꾀 주머니
어느 꼬마 아이 하나가 집안 심부름으로 먼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일찍이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곳이라 퍽 먼 듯했습니다. 그리고 길도 설어서 목적지까지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이 때 마침 반대편에서 한 아이가 이리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심부름 가는 아이는 저쪽에서 오는 아이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얘, 길 좀 묻겠는데, 김 진사 댁 마을을 가려면 이리로 가면 돼?"
"응, 이리고 곧장 가, 내가 지금 그 마을에서 오는 길이야."
"그래, 참 고맙다. 그런데 그 마을까지는 몇 시간이나 더 가야 하니?"
"....."
그러나 그 아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왜 대답을 하지 않니? 예서 몇 시간쯤 더 가야 하느냐고 묻지 않니?"
그래도 그 아이는 여전히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심부름 가던 아이는 화가 나서 더 묻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갔습니다. 그러자 그 걸음걸이를 보더니 아까 대답을 하지 않던 그 아이가 비로소 말을 했습니다.
"알았다. 그 속도로 걸어간다면 여기서 김 진사 마을까지는 아마 한 시간 반쯤 걸리겠다."
심부름 가던 아이는 비로소 그 아이의 깊은 속뜻을 알았으며, 그 지혜로움에 탄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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