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전래동화엔 우리 옛 조상들의 생활상과 풍속, 삶의 기쁨과 슬픔, 해학과 용기 등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창비아동문고의 전래동화는 우리 나라 아동문학의 역사를 개척하신 이원수 선생님을 비롯하여 동화작가 손동인(전 인천대 교수), 최래옥(한양대 교수), 손춘익(동화작가) 선생님이 수집·정리하신 것으로 지금까지 간행된 전래 동화들 중 가장 정확한 판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손동인
1924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1950년 '문예'지에 시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그후 많은 동화를 썼다. 1989년까지 인천교육대학교에서 전래동화를 연구하고 가르친 공적으로 1990년 대한민국 문학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하늘에 뜬 돌도끼>, <갸륵한 오해>, <병아리 삼형제>, <마음 속의 꽃초롱>등이 있다.
이원수
우리 나라의 대표적 아동문학가. 동요 「고향의 봄」은 오랜 세월을 거쳐 가장 즐겨 불리는 작품이다. 한국아동문학가협회를 창립하여 초대 회장 역임. 지은 책으로는 <종달새>, <너를 부른다>, <해와 같이 달과 같이>, <오월의 노래> 등이 있다.
-머릿말/ 이원수. 손동인
[1] 꾀보와 웃음보
1. 글방의 양달 응달
2. 눈먼 말은 누구의 것
3. 장보러 간 바보 사위
4. 망두석 재판
5. 약은 토끼의 죽음
6. 춤추는 호랑이
7. 쥐에게 매맞은 날짐승들
8. 쥐와 소녀
[2] 설화와 동화
1. 연이와 버들잎 소년
2. 용궁 공주
3. 나그네와 여우
4. 토끼와 자라
5. 반쪽이
글방의 양달 응달
글방 아이들이 밤에 공부를 하다가 잠시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시간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어려운 한문을 외지 않아도 좋고, 바깥 맑은 바람을 쐴 수도 있으며, 또 선생님이 수수께끼나 재미난 옛날 이야기들을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오늘은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하나 해주세요."
"옛날 이야기 좋아하면 가난해져요. 내 오늘은 어려운 수수께끼를 하나 내지. 어디 누가 알아맞히나 보겠어요."
"예, 선생님. 어서 내세요."
선생님은 아이들이 채근하자 주머니에서 엽전 한 닢을 꺼내었습니다.
"자, 지금부터 문제를 낼 테니 잘 들어요. 여기 이 엽전 한 닢을 줄 테니 누가 이 돈으로 방안에 가득 찰 물건을 하나 사와 봐요."
아이들은 듣고 보니, 그것은 도저히 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무리 싼 물건이라 할지라도 엽전 한 닢으로는 큰방을 가득 채울 물건이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