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돼지 올리비아가 오늘은 같은 반 친구들에게 여름 방학 때 있었던 일을 들려 주고 있어요. 서커스를 보러 갔는데 사람들이 모두 귀가 아프다는 바람에 자신이 온갖 곡예를 선보였다는 거예요. 과연 올리비아의 말이 모두 사실일까요? 때로는 새침하고, 때로는 천연덕스럽기까지 한 올리비아를 통해 거침없이 순수하면서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기발한 아이들의 상상력의 세계를 엿볼 수 있을 거예요.
이언 포크너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여러 차례에 걸쳐 잡지 <뉴요커>의 표지를 만들었으며, 그림을 그리는 일말고도 뉴욕 시립 발레단,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하우스, 로열 오페라 하우스, 코벤트 가든 같은 공연 무대 세트와 의상을 디자인 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책으로는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가 이언 포크너의 첫 작품입니다.
<< 놀기 바쁜데 엄마는 왜 자라고 그래? >> [한국일보 / 하종오기자]
도대체 어디로 튈 지 모르고, 지치지 않는 호기심의 에너지로 꽉 차 있는 것이 아이들의 세계인지 모른다. 그것이 어른을 지치게 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아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림책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중앙출판사 발행)는 귀여운 꼬마 돼지의 일상을 통해 시끌시끌한 아이들의 세계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여주인공인 돼지 올리비아는 사람을 지치게 하는 데는 선수다. 저 혼자 지치기도 잘 한다. 이것저것 옷을 맘에 들 때까지 골라 입어보고, 낮잠 잘 시간도 아깝다는 듯이 귀찮게 구는 동생을 놀라게 하며 티격태격 놀고 있다.
엄마의 손을 잡고 다녀온 미술관에서 본 그림이 생각나 자기 방 벽에다 온통 물감을 던져 추상화를 그리기도 한다. 말썽 투성이던 하루가 지나고 '이제 자라'는 엄마의 말에는 다섯 권이나 되는 동화책을 들고 와 읽어달라고 조른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유아용 그림책이라 스토리는 단순하기 이를 데 없지만 못말릴 꼬마 돼지 올리비아의 모습 하나, 표정 하나가 살아있는 듯이 생생하다.
지은이 이언 포크너(42)는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잡지 '뉴요커'의 표지를 담당했던 인물. 그가 단순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창조해낸 올리비아는 검은색과 빨간색의 단순한 색조 대비로 아이들의 심리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지난해 미국에서 어린이책 중 가장 두드러진 작품에 주는 칼데콧 아너 상,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최고의 어린이책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 어린이 날을 맞아 어린이 책도 홍수다.우리 아이에겐 어떤 책이 좋을까. >> [국민일보 / 한승주기자]
문학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라면 고 김요섭선생의 창작동화 "꽃 주막" "달 돋는 나라" "푸른 연"(대교출판)과 고 권태응선생의 동요 이야기 "농사꾼 아이들의 노래"(소년 한길)를 권할 만하다.두 권 모두 정성을 많이 들인 책. "꽃 주막" 등은 한국 아동문학사에서 환상동화를 자리매김한 김요섭의 작품 가운데 아름답고 문학성있는 동화들을 가려 뽑아 세 권의 선집으로 만든 책이다. "농사꾼 아이들…"은 권태응의 미발표 동요 214편를 수록하고,그의 동요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뤘다.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감자꽃 전문)처럼 구체적인 농촌세계를 소박한 아이들의 눈으로 묘사한 그의 시세계를 만날 수 있다．
국내 창작동화 중에는 김향이의 나답게와 나고은(사계절)과 윤수천의 은행나무 마을의 주먹코 아저씨(문원)이 눈에 띈다．"나답게…"는 콩쥐 팥쥐류의 동화에 물든 아이들에게 권할 만한 책．내 이름은 나 답게의 후속편인 이 책은 천방지축 나답게가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엄마와 동생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다．
"…주먹코 아저씨"는 코가 주먹만한 동화작가 아저씨에게 소포가 배달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그저 "주먹코 아저씨의 동화를 좋아하는 독자로부터"라고만 적힌 소포에는 아저씨에게 꼭 맞는 바지가 들어있는데,누가 이런 예쁜 선물을 보냈는지 노총각 아저씨는 가슴 설렌다.
북한에 대해 궁금증이 많은 어린이라면 북한 어린이들은 어떤 놀이를 할까(파랑새어린이)와 이래서 북한말이 재미있어요(중앙출판사)를 권한다．"북한 어린이들은…"는 남북한 어린이들이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전래놀이를 재미있는 이야기와 유익한 해설로 담았다．사계절에 모두 할 수 있는 수박따기 놀이를 소재로 한 동화,양편으로 갈라 누가 돌을 가장 멀리 던지나를 겨루는 놀이등 다양하다．"이래서…"는 남북통일 시대에 대비해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할 북한말 101가지를 이야기와 만화형식으로 재미있게 구성한 책．손전화는 휴대전화,주머니종은 삐삐,살까기는 다이어트,꼬부랑 국수는 라면 등이다．
괜찮은 외국 동화를 찾는다면 셸 실버스타인의 총을 거꾸로 쏜 사자,라프카디오(시공주니어)와 알로나 프랑켈의 "똥이 풍덩"(남자 / 여자)(비룡소),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중앙출판사)가 어떨까．"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저자가 쓴 "…라프카디오"는 어린 사자의 정체성을 다룬 이야기．정글에 살던 어린 사자가 사냥꾼의 총을 가지게 되고,명사수가 된다．서커스 단장을 따라 대도시에 온 사자는 총쏘는 묘기를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지만 과연 내가 사냥꾼인가,사자인가 하며 자신의 존재에 혼란을 느낀다는 내용．
"똥이 풍덩"은 변기를 처음 사용하는 아이들의 배변 훈련을 돕는 그림책．아이가 기저귀를 벗고 변기를 혼자 사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현실감있게 표현했다．남아용 여아용이 따로 나와 있다．"그래도 엄마는…"은 매력적인 꼬마 돼지 올리비아의 이야기．에너지가 철철 넘치는 올리비아의 특기는 사람들을 지쳐 떨어지게 하는 것．맘에 들 때까지 이것저것 옷을 다 입어보고,귀찮게 하는 남동생을 놀라게 하기도 하고,혼자 흥에 겨워 신나게 노래도 부른다．끊임없이 움직이고,큰 꿈을 품고 있으며,눈 앞에 닥친 모든 도전에 결코 뒷걸음 치지 않는 올리비아는 아이들과 무척 닮았다．특히 과감할 정도로 넓은 흰 여백,과장적인 원근법,단 몇 가지 색만으로 표현한 그림이 돋보인다.
<< 꼬마 돼지 올리비아는 사람들을 지쳐 떨어지게 하는데 선수다. >> [경향신문 / 편집부]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엉뚱하고 발랄하다. 올리비아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나 진배없다. 맘에 들 때까지 이것저것 옷 갈아입기, 바닷가에서 모래성 쌓기, 햇볕에 몸 태우기, 정해진 시간에 낮잠자기, 벽에 추상화 그리기, 밤마다 엄마의 책 읽는 소리 들으며 잠들기…. “넌 정말 엄마를 지치게 하는구나.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라고 말하는 엄마도 우리네 엄마 그대로다. 여백을 과감하게 활용한 그림이 시원하다. 미국에서 어린이책 중 뛰어난 작품에 주는 칼데콧 아너 상의 2001년도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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