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점선은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것에 빠져들어 눈이 아파서 더이상 눈을 뜰 수 없을 때 까지 그렸다. 그 그림을 보고 '마음산책'에서 책을 내자고 해 낸 책이 <10cm 예술>이다. 그후 더 많은 광물질 기계들로, 옛날에 유화로 그린 그림까지 광물질로 된 도구들 속으로 들어왔다. 그 결과물이 <10cm 예술 2>인 본서가 완성된 것이다.
저자 ㅣ 김점선 1946년 경기도 개성 출생이다.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하였다. 제1회 앙데팡당전에서 파리 비엔날렌 출품후보로 선정, 1987, 88년 2년 연속평론가협회 선정한 미술부문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 선정, 박여숙화랑 초대 개인전 이후 갤러리 서종 개관기념까지 총 20회의 개인전시회를 가졌다. 저서로는 <나, 김점선><10cm 예술>등이 있다.
1 아버지가 주신 말 여행 깨진 접시 ...
2 찬밥 종이와 연필 돈과 떡 ...
3 개인사 코딱지 가죽 코트 ...
절대적이고 영원불변할 것 같던 그 가난이 어떻게 무너지기 시작했는지 나는 모른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내 그림이 많이 팔리기 시작했는지 나는 모른다. 어느 날, 전화가 왔다. 옛 친구가 놀러 오겠다고 했다. 다른 친두를 대동하고 왔다. 그들이 작은 그림을 5만원 주고 사갔다. 행복했다. 쌀도 사고 배추도 샀다. 또 얼마 지나서 누군가가 왔다. 또 5만원쯤이 생겼다. 아직, 쌀도 배추도 잇어서 돈을 그대로 두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서 또 누군가가 왔따. 차츰 방문객이 늘어갔다. 보잘것없는 작은 그림들, 광목에 그린 손바닥만한 것들을 사갔다. 그래도 결혼하고 처음으로 집에 돈이 쌓이기 시작했다. -p. 89-
<< 일상의 도식을 떨쳐내는 화가 이야기 >> [조선일보 / 박영석 기자]
‘그림 그리는 육체노동자’를 자처하는 화가 김점선씨가 사방 10㎝의 작은 그림에 자신의 삶을 실어 올렸다.
‘화가는 영감을 얻어 작업하는 게 아니라 작업 중에 영감을 얻는 것이며, 그림은 잘 그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편하고 쉽게 그려야 한다’고 믿는, 20년 동안 한 해도 개인전을 거르지 않은 독특하고 바지런한 화가가 써내린 자화상은 내용이 독특하고 문체가 개성있다.
오십견으로 붓질이 힘들어진 그는 컴퓨터를 전공한 아들의 도움으로 디지털 그림으로 활동 영역을 옮겼다. 이번 책은 예전에 그렸던 유화들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뒤 그 위에 포토샵 작업을 추가, 전통회화와 디지털의 결합으로 재탄생한 그림들을 실었다.
일찍이 열살 때 ‘남자에게 기댄 삶을 살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그는 노래 잘하는 무일푼 남자에게 청혼해 그날로 같이 살기 시작했다. 극도의 가난 속에서 그를 지켜준 것은 그림과 사랑이었다. 그의 부모는 한 마디 묻지 않은 채 그에게 떡보따리와 생활비를 챙겨주며 엉뚱한 딸을 지지해줬다. 서울역 시계탑 아래서 부모와 만나는 장면을 그린 그의 글은 지금도 그런 ‘깬’ 부모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모험심·연민·동지애·의리·자기파괴욕 같은 복합적인 감정, 바닷물에 쉬를 하지 못하는 어린 아들에게서 도덕성을 발견하는 모습, 30년 전업작가를 디지털화(畵)에 입문하게 만든 고통(오십견)에 대한 역설적인 감사의 마음, 친구의 노모(老母)와 민화투를 같이 쳐드리며 ‘화투로도 효도를 할 수 있다’고 느꼈던 일 등을 반항기·장난기 넘치는 거침없는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도식화된 일상의 규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도전적인 글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