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전래 동화에는 우리 옛 조상들의 생활상과 풍속, 삶의 기쁨과 슬픔, 해학과 용기 등이 담겨 있습니다. 창비아동문고의 전래 동화는 우리 나라 아동문학의 역사를 개척하신 이원수 선생님을 비롯하여 동화작가 손동인 (전 인천대 교수), 국문학자 최내옥 (한양대 교수) 선생님 등이 수집. 정리하신 것으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손동인 손동인 선생님은 오랫동안 인천교육대학 교수로 계시면서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모으는 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동화집 <병아리 삼형제> <마음 속의 꽃초롱> <하늘에 뜬 돌토끼> 등과 소설집 <갸륵한 오해> <인간 경품>이 있고, 그 밖에도 많은 수필집과 연구서를 남기셨습니다. 부산시 아동문학상, 이주홍 아동문학상, 한국 불교아동문학상 등을 받았습니다.
송진희 (그림) 1974년에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부터 친구 얼굴, 강아지, 토끼 등을 그리는 걸 좋아했습니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으며, 특히 한국적인 그림에 관심이 많습니다. <교양 아줌마> <북두칠성과 가짜 풍수> <장화홍련전. 흥부전> <토끼전. 두껍전> <무지개를 만드는 천사> 등에 그림을 그렀습니다. 제22회 대한민국 현대 미술대전 문인화 부문에 입상했습니다.
[1] 꾀보와 웃음보
1. 돼지가 된 포도 대장
2. 밭에서 얻은 보물 항아리
3. 정승을 속인 겨울철 풋대추
4. 진짜 어머니 가려낸 명관 사또
5. 어리석은 사또의 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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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야기 주머니
1. 베 팔러 간 고지식한 선비
2. 은혜 갚은 용
3. 거만하여 거지가 된 임금
4. 황금을 낳는 신기한 암탉
5. 그 양반에 그 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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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설
1. 혜명 대사와 은진 미륵불
2. 해인사와 이상한 오색실
3. 맹 장군과 사람 닭
4. 꼬마 아이로 착각한 인삼
도둑 누명 벗은 상주의 재치
옛날 어느 상주가 길을 가는데 어떤 도둑이 나졸에게 붙잡히어 추달을 받고 있었습니다. 상주는 길 가는 것도 잊고 궁금쩍어서 잠시 그 광경을 지켜 보고 있었습니다.
"너 이놈, 넌 재물만 앗아간 것이 아니라 그 집 주인까지 죽인 것을 보면, 결코 너 혼자서 한 짓이 아닐 줄 안다. 너와 함께 이 끔찍한 짓을 한 그 공모자를 대란 말야."
나졸은 삼지창 끝을 도둑의 목에다 대고 윽박질렀습니다. 그러자 도둑은 서슴지 않고 자기 옆에 서서 구경하는 그 상주를 가리켰습니다. 잠시라도 이 다급한 처지를 벗어나고자 함에서였습니다.
"나으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기 서 있는 저 사람과 함께 했습니다."
그러고는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이 얼토당토않은 거짓말에 상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참으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요,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맞는 격이었습니다.
"나으리, 아닙니다. 이놈이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저는 지금 길을 가다가 구경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얘 이놈아, 환장을 했느냐? 언제 나를 봤다고 그따위 애매한 소리를 하느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