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사랑은 남에 대해 동정심과 이해심을 갖는 것입니다. 나 아닌 타인에게, 내 가족이나 친구, 더 나아가 남모르는 사람에게까지 동정심과 이해심을 갖는 것이 곧 사랑입니다. 자연스럽게 이웃을 돕는 것, 또 마음에서 우러나서 상대를 거들어 주는 것, 불쌍한 사람을 보고 가여워하는 것, 이런 사소한 관심과 배려가 모두 사랑입니다. 무소유의 저자 법정스님의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 모음집으로 여기에 담긴 이야기들은 어른들을 위해 쓴 책들중에서 어린이가 읽어도 좋을만한 내용들이다. 법정스님이 살면서 보았거나 들었거나 또 책에서 읽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고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도 여러편 들어있다. 저마다 다른 이야기지만 그안에 스며있는 의미는 크게 보아 사랑과 ,자비, 봉사와 희생,또 청빈과 보시등일 것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인류의 역사에 있어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끊임없이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그 가치가 변하지 않을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다
법정스님
강원도 산골, 화전민이 살던 주인 없는 오두막을 빌려 홀로 사시는 스님은 아직도 손수 땔깜을 구하고 밭을 일구십니다. 오랜 수행을 통해 늘 말고 향기로운 삶을 실천하고 계신 스님은 변하지 않는 침묵과 무소유의 철저함으로 이 시대의 가장 순수한 정신으로 손꼽힙니다. 1970년대 후반에는 전라도 순천 송광사 뒷산에다 불일암을 지어 홀로 사셨는데, 찾아오는 사람이 하도 많아 <버리고 떠나기>라는 수필집을 쓴 후 훌쩍 강원도로 들어가 거처를 숨긴채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스님이 쓰신 <무소유> <서 있는 사람들> <물소리 바람소리> <텅 빈 층만>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산에는 꽃이 피네>등의 수필집은 오랜 세월 변함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 책머리에
1. 주지스님과 비단 한 필
2. 안빈낙도의 즐거움
3. 진정한 인간의 가치
4. 어느 사냥꾼 마을
5. 기독교의 사랑과 불교의 자비
6. 범천왕이 감춘 지혜 주머니
7. 참으로 자비로운 임금님
8. 하루에 한 가지씩 착한 일을
9. 왕위를 사양하는 형제
10. 조주 스님
11. 비둘기 대신 목숨을 바친 왕
12.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13. 대낮에 횃불을 들고 다니는 사람
14. 원숭이와 악어
15. 머리가 둘인 이상한 새
16. 양관 스님1
17. 양관 스님2
18. 흙의 은혜, 생명의 신비
19. 죽음을 피해 도망친 4형제
20. 부처님과 제자 박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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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 스님과 비단 한 필
그런데 그날 마침 절 아랫마을에 사는 한 사내가 주지 스님을 찾아 왔습니다. 그 사내는 무슨 고민이 있는지 표정이 매우 어두웠습니다. 이윽고 사내가 주지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어렵게 입을 열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려야 하는 제가 참 부끄럽습니다만, 저희 집안에 갑자기 말 못할 어려운 사정이 생겨 비단 한 필이 꼭 필요합니다. 주지 스님께서 저희를 살리는 셈치고 좀 도와주십시오."
사내는 눈물까지 흘리며 애원했습니다. 주지 스님은 난감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주지 스님은 조금 전에 원주 스님께 맞긴 그 비단을 가져오도록 일렀습니다. 원주 스님이 비단을 가져오자 주지 스님은 아무 말 없이 그 비단을 사내에게 건네주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