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어린이가 함께 보는 전래동화」 시리즈는 남쪽에서 널리 전래된 옛 이야기와 북쪽에서 전래되어 널리 읽히고 있는 옛 이야기를 함께 모은 책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남북 어린이 누구나가 우리 민족의 지혜와 정서를 공유하고 남북이 한민족임을 깨달아가도록 하고자 만들었다. 그래서 남과 북에서 전래되고 있는 이야기 가운데 우리 민족의 정서가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작품 132편과 134편을 각각 선별하여 동화가 담고 있는 주제가 같은것끼리 배열함으로써, 남과 북이 5천년의 긴 역사를 함께 살아오면서 같은 생각과 같은 정서를 가꾸어 온 한겨레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하였다.
권정생
선생님은 1937년 일본 동경에서 태어나 해방이 되자 귀국하셨습니다. 1969년 제1회 기독교 아동문학상을 받았고 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선생님이 쓰신 동화가 당선되었습니다. 선생님은 『강아지똥』『사과나무밭 달님』『몽실언니』『바닷가 아이들』『점득이네』 등의 동화책을 쓰셨으며, 이 땅의 어린이들의 가슴이 메말라 가는 것을 어느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하고 계십니다.
1. 바위 위에 찍힌 발자국
2. 진짜 친구
3. 백정 아들의 장원 급제
4. 은혜 갚은 가재
5. 부처님의 자식
6. 홍법사
7. 늪에서 나온 금부엉새
8. 서천 시욧골
9. 나무와 풀이 말을 하지 않게 된 까닭
10. 흉도 많고 탈도 많은 며느리
11. 골방 샌님
12. 떠돌이 다섯 사람
13. 나무꾼 마십과 원님의 아들
14. 팔밭 할머니와 호랑이
15. 훨훨 온다
....
은혜 갚은 가재
옛날 어느 집에 귀한 아들이 있었어. 어느 날 스님이 시주를 하러 와서 아이를 자세히 보더니 이렇게 말하는 거야.
"이 아이 목숨이 위태로우니 얼른 피신시키시오."
아이 부모는 깜짝 놀라 무슨 일인지 까닭을 물었지.
"그건 묻지 말고, 오늘 즉시 어디든 떠나게 하시오."
스님은 이렇게 말한 뒤 돌아갔어. 아이 부모는 스님이 그렇게 말하는 데에 분명 무슨 까닭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래 얼른 인절미를 만들어 보자기에 싸서 아이 등에 메어 주면서 어서 길을 떠나라고 했어.
아이는 정처 없이 발 가는 대로 가다가 어떤 아이들이 커다란 가재를 잡아서 놀고 있는 것을 보았지. 그런데 아이들이 꼬챙이로 찌르고 뒤집고 하는 통에 가재가 몹시 괴로워하는 거야. 그걸 본 아이가 말했지.
"얘들아, 내가 인절미 줄게, 이 가재 나한테 줄래?"
그러자 아이들은 인절미가 먹고 싶어 얼른 가재를 내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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