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아, 그건 살아가기 위해서 먹는 게 아니라 죽어가려고 먹는 거란 말이다."
"난 안 죽었잖...."
"먹자마자 죽으면 그게 먹거리냐 독약이지, 맛있다고 먹으면 먹을수록 조금씩조금씩 죽게 만든단 말이다."
끝까지 들어 주지 않는 아버지가 미워집니다.... <마른새우> 꿈과 소망, 현실을 담아내는 책 아름북스 제1권.
김하늘
경남 하동군에서 태어나 고하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어린이문학>창가호에 동화 <참 이상한 호수>를 발표했으며, <창조문학>가을호에서 동화 <도토리미륵님>으로 신인상을 받았다. 현재 사이버주부대학 아동문학 작가반 강사로 활동 중이며, 동화집으로 <야! 쪽밥>, <물싸움>등이 있다.
김상섭 (그림)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1992년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개인전을 열고, 단체전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경기도 양평에서 자연을 벗삼아 지내면서 소박하고 정겨운 전원 풍경을 그림에 잘 담아내고 있다. <약은 토끼와 어리석은 호랑이>, <넌 아름다운 친구야>, <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 <노루 삼촌>등에 그림을 그렸다.
고모가 겨울을 나러 갔다가 돌아온 모양입니다. 잠결에도 알 수 있습니다. 눈 뜨고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화를 내며 말하는 건 고모뿐입니다. 아버지와 나도 남쪽 섬에서 며칠 전에 돌아왔습니다.
"선착장이 있는 동네에는 이제 가지 말아라. 너도 알을 낳아야 할 것 아니니?"
"우리 노랑부리 공주는 자나 봐요?"
고모가 말머리를 돌립니다.
"그리고 몸이 그게 뭐니? 삐쩍 말라 가지고. 다리는 마치 꽃게 같고, 몸은 꼭 뱀장어 같구나."
아버지 걱정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전에는 마른 새우 얘기만 했는데 이제는 고모 몸이 걱정되나 봅니다.
"오빠도 이젠 선착장이 있는 동네로 돌아가세요. 여긴 너무 위험해요. 언제 산 속에서 짐승들이 덮쳐 올지 모르고 물 속에서도 언제 수달한테 잡아 먹힐지 모르잖아요? 노랑부리도 갈매기가 많은 데서 살아야 배울 것도 많을 것 아니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