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산을 사진이나 글로 접하면 그 감동이 그리 크지 않다. 직접 자신이 눈으로 보고, 만져 보고, 가슴으로 느낄 때 유산에 담긴 진정한 의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문화 유산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배움이 있는 여행이므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이 책은 문화 유산 여행을 하는데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서기 1세기 중엽은 우리 나라 곳곳에서 이제 막 나라의 기틀이 잡히려던 시기였어요. 지금의 만주와 북한 지역에서는 고구려가, 한강 이남과 충청도, 전라도 지역에서는 백제가, 경상도에서는 신라가 국가로 발전해 나가고 있었지요.
이 때, 한반도 남쪽에 있는 낙동강 유역의 옛 변한 지역에서도 여기저기에 흩어져 생활하던 아홉 개의 부족들이 점점 세력을 키워 연맹체로 발전하고 있었답니다. 이들 부족 연맹체는 아직 국가의 모습이 제대로 갖추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라의 이름도, 백성을 다스릴 임금도 없었어요.
이들이 살고 있던 낙동강 유역은 기후가 온화하고 들판이 넓어 사람 살기에 더없이 좋은 터전이었지요. 땅이 기름지기 때문에 모든 곡식이 잘 되어, 농부들은 해마다 배불리 먹고 지냈답니다.
여자들은 집에서 누에를 쳐 명주를 짜고, 비단옷을 지어 입었어요. 여러 자기 가축을 길러 소와 말은 산과 들 어디에나 많았으며, 누구나 소와 말을 탈 줄 알았고요, 먹을 것과 입을 것이 풍족하니 사람들은 예절을 지킬 줄 알았고, 어른과 젊은이, 남자와 여자 간에 지켜야 할 법도가 엄격하였답니다.
또, 사람들은 언제나 미소를 지으며, 친절한 마음씨를 지니고 있었지요. 무지런한 농부들은 이른 아침이면 황소등에 농기구를 싣고 밭으로 나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