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역사상 절대주의 시대의 상징으로 꼽히는 17세기 부르봉 왕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역사소설. 악명 높은 추기경 리슐리외에게 몰살당한 발렌 가문의 막내딸 실비와 루이 13세의 조카인 프랑수아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국가적인 음모와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 간다.
쥘리에트 벤조니
1962년 이래 역사소설에 전념하고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후계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녀는 정치와 모험, 로맨틱한 사랑이란 요소를 감칠맛나게 엮어내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녀의 저작으로는 <로자르그의 늑대들><피렌체의 여인><바르샤바의 절름발이><만주의 공주><열세 가지 바람><예언자의 에메랄드를 찾아서>등이 있으며, 이들 작품은 모두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
[1]. 맨발의 어린 소녀
1. 붉은 봉인
2. 믿을 수 없는 기억력
3. 너무나 높은 탑
[2]. 폭풍우
1. 루브르 궁으로 가는 길
2. 정원에서의 만남
3. 팔레 카르디날에서
4. 발 드 그라스의 밤
5. 마리 드 오트포르의 계략
6. 궁지에 몰린 왕비
[3]. 악마의 시간
1. 마리 드 오트포르의 비밀
2. 비열한 함정
3. 변함없는 사람들
그 사내는 마침내 좁은 골목길 모퉁이에서 말에서 내려 고삐를 잡은 채 계속 걸어갔다. 페르스발은 미소를 지었다. 그곳은 앙부아즈라는 이름의 막다른 골목이었는데, 그곳에는 그 이름을 따온 귀족의 저택 외에 두 채의 집밖엔 없었던 것이다. 그 중 한 집은 꽤 외관이 나쁜 술집이 세 들어 있었는데, 그곳은 무일푼이 된 장사치들이 건수를 찾아서 드나드는 곳이었다. 물론 그 낯선 자가 들어간 곳은 바로 그 집이었다.
그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 페르스발은 말을 묶을 장소를 찾다가 노트르담 성당 근처의 움푹 들어간 곳에 보이지 않게 말을 매어 놓았다. 그리고 칼이 칼집 속에 잘 있는지 확인한 후, 낡고 때가 낀 탓에 거의 읽을 수 없는 간판이 저녁 산들바람에 부드럽게 삐걱대고 있는 술집의 낮은 문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손수건에 침을 묻혀 가장 가까운 유리창 구석을 닦아냈다. 그러자 양초가 올려져 있는 한 테이블에 마주앉아 있는 그사내와 선술집 주인으로 보이는 더부룩한 은발수염이 텁수룩한 뚱뚱한 사내가 보였다. 그 밖의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는데, 그런 유의 장소에 일상적으로 드나드는 손님들이 오기에는 너무나 이른 시간이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