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에는 열심히 일하는 가운데 바쁜 시간 틈을 내어 주말을 이용해 지리산 천왕봉에서 진부령을 거쳐향로봉까지 1년만의 백두대간 완주를 통해 필자가 보고 듣고 느낀 점이 모두 수록되어 있다. 한편, 책 말미에 필자의 20년간 산행 경험을 바탕으로 한 백두대간 종주 요령과 함께 안전하고 편안한 산행의 기본 지침이 기술되어 있고, 그밖에 휴가 및 주말을 멋지게 지낼 수 있는 한국의 비경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어 산이 좋아 산을 찾는 분들은 누구나 간직해야 할 필독서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황정곤
1955년 경북 울진 생.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경영지도사. 코오롱 등산학교 졸업. 성남시 등산연맹 주최 등산교실 졸업. 등산 경력 20년, 조달청. 경제기획원 사무관 역임.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공동행위과 서기관 대우로 근무중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산악회 총무
산악회 일정이 맞지 않아 이번 구간은 단독 산행하기로 하였다. 지난 첫 구간을 천왕봉에서 세석산장까지 종주한 후 남쪽 계곡인 거림계곡으로 하산하였으므로 이번에는 북쪽 계곡인 백무동계곡을 통과하여 세석산장까지 진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리산 종주를 여러 번 해봤으므로 혼자 등산하더라도 별다른 어려움은 없지만 한겨울의 눈 쌓인 능선을 장시간 단독 산행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토요일 밤 11시 52분에 출발하는 남원행 열차를 수원역에서 기다리는 동안 혹시라도 등산복 차림의 백두대간 종주하는 사람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서성거렸지만 등산복 차림의 산꾼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엄동설한인데다 대부분의 산꾼들은 동대문에서 출발하는 무박 산행 산악회 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열차에 승차한 후 내일 산행을 위해 잠을 자려 했지만 잠은 오지 않고 온갖 망상만 머릿속을 맴돈다.
비몽사몽 하면서 1월 15일 새벽 4시에 남원역에 도착했으나 백무동까지 가는 첫 버스가 아침 6시 40분에 있다고 하니 일단 백무동까지 함께 가는 일행을 발견하여 택시를 합승하거나 아니면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역 구내 휴게실 의자에 드러누워 신문지를 덮고 잠을 자려 했으나 잠은 오지 않는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별 수가 없다.
잠이 막 오려는 찰나에 갑자기 "백무동까지 가는 손님 있습니까"라는 택시기사의 호객 소리가 들려와 벌떡 일어났다. 반가운 마음에 "예, 갑니다"하고 일어서니 백무동이 고향인 사람이 밤열차로 남원역에 내려왔다가 백무동까지 가기 위해 합승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일진이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1만5천원을 지불한 후 백무동계곡 입구에 도착하니 새벽 6시지만 아직은 겨울이라 깜깜하다. 가볍에 아침운동을 한 후 플래시를 켜고 아무도 없는 백무동계곡으로 진입했다.
생각해보니 백무동계꼭을 등산한 지 어언 15년이 다 되어가는 듯하다. 조달청에 근무할 때 직장 산악회원들과 2박 3일로 백무동계곡 입구에서 민박을 하고 천왕봉을 지나 법계사를 거쳐 천왕봉과 장터목 갈림길에서 야영을 하면서 밤새워 놀았던 기억이 난다.
현재 산행길은 인생길 (이채의 LIFE & LIFE 시리즈 4)에 등록된 서평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