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지 히토나리
1981년 록밴드 '에코즈'를 결성한 그는 뮤지션으로 활약하다가 1989년 『피아니시모』로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대뷔. 초기작 『클라우디』와 1997년 '제116회 아쿠다가와 상 수상작 『해협의 빛』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던 그는 현재 일본에서 뮤지션, 배우, 감독으로도 활동하는 개성있는 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 인형의 다리
2. 5월
3. 조용한 호흡
4. 가을 바람
5. 회색 그림자
6. 인생이란
7. 과거의 목소리, 미래의 목소리
8. 엷은 핑크 빛 기억
9. 인연의 사슬
10. 푸른 그림자
11. 3월
12. 석양
13. 새로운 백년
조반나......
내가 중얼거리자, 할아버지는 나를 쳐다보았다. 굳어 버린 입가 근육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지만, 눈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번져 나가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기억 속에는 선생의 얼굴이 선명히 아로 새겨져 있음에 틀림없다.
할아버지는 그림을 다 그리자 눈을 감았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 같아 가만히 지켜 보고 있자니, 이윽고 머리가 힘없이 아래로 떨어지더니 코를 골기 시작했다.
나는 선생의 얼굴 스케치를 들고, 힘들었던 나날들을 떠올려 보았다. 선생으로부터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던 수업 시절을 추억했다. 내 몸에 배인 기술은 지금 썩어 가고 있다. 난, 이대로 아무것도 않고 살아갈 생각일까.
<< 日 남녀작가 러브스토리 공동집필 >> [스포츠투데이 / 최윤정기자]
‘사랑’을 테마로 놓고 남자 작가와 여자 작가가 릴레이 러브스토리 형식으로 공동 작업한 일본의 이색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소담출판사·각 8,000원)가 번역,출간됐다.
작가는 일본의 최고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 쓰지 히토나리와 ‘여자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평을 들으며 독자 팬을 이끌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
독특한 기획이 눈에 띄는 이 소설은 두 작가가 하나의 소설을 번갈아 써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다만 소설의 기본 설정만 똑같이 하고 나머지 전개과정은 각각 쓰기로 한 것.
이에 따라 한 월간지에 릴레이 연재를 시작한 두 작가는 마치 연애편지를 주고받는 심정으로 여자 작가가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한 회 실으면,다음 호에는 남자 작가가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싣는 형식으로 완성해 냈다.
소설은 여주인공 ‘아오이’의 서른번째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 그것 역시도 10년이 흐르는 동안 어쩌면 서로 잊었을지도 모른다는 설정만을 공유한다. 한국에서의 번역작업을 부부 번역가 양억관-김난주 커플이 나눠 했다는 것도 흥미롭다.
남자 이야기에는 ‘블루’(푸른빛)란 부제가,여자 이야기에는 ‘로소’(장밋빛을 의미)란 부제가 달려 있다. ‘블루’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10년 만에 두오모에서 여주인공을 만나 사랑을 확인하고 사흘간의 재회를 거쳐 헤어지지만 곧바로 다시 옛사랑을 뒤따라 간다.
그러나 ‘로소’에서는 여주인공이 남자주인공과 재회한 뒤 사람이 있을 곳이란 오직 자기 가슴뿐이라는 깨달음을 안고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똑같은 제목에 똑같은 기본 설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느낌이 다른 이 소설은 한 권만 읽어도 그 자체가 소설로서의 완성도를 갖췄다. 그러나 두 권을 모두 읽는다면 한 권을 읽은 뒤 또 다른 한 권을 연달아 읽는 방법과 두 권의 각 장을 한회 한회 번갈아가며 읽는 법에 따라 소설 읽는 맛도 달라진다.
<< 연애하듯 주고받는 릴레이 연재 >> [스포츠조선 / 정경희기자]
쥰세이와 아오이라는 남녀가 학창시절 격정적 사랑을 나눈 뒤 헤어져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전제하에 히토나리는 쥰세이， 가오리는 아오이의 입장이 돼 월간 '가오가와'에 소설을 연재해 나갔다. 히토나리가 한 회를 쓰면 가오리가 다음 회를 잇는 식. 2년간 이어진 끝에 남자 이야기는 '블루'，여자 이야기는 '로소'라는 단행본으로 각각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됐다.
각자 애인이 있는 쥰세이와 아오이는 오매불망 그리워하다 10년전 약속대로 아오이의 생일날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에서 만난다. 그러나 재회후 사랑을 확인했으면서도 둘은 또 다시 이별의 길을 택한다.
아오이는 사람의 있을 곳이란 오직 자기 가슴 뿐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쥰세이는 더이상 과거를 되살리거나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를 울려퍼지게 하겠다고 결심한다.
연인들의 계절 겨울을 맞아 이 소설이 국내에 번역돼 나왔다. 출판사측은 망설임없이 책의 번역을 국내 유일의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부부 양억관-김난주씨에게 맡겼다.
"어떤 사랑에든 희망과 절망이 있고, 애정과 증오가 있고, 오해와 이해가 있고, 포용과 배척이 있듯, 그 모든 양극이 한데 어우러져야 온전한 사랑이듯, 쥰세이와 아오이의 이야기가 한데 얽혀 하나의 사랑 이야기가 완성되는 독특한 소설"이라고 연애 시절 기분으로 책을 번역했다는 양-김 부부는 소개한다.
대부분의 연애에서 항상 행복하다는 이는 극소수. 대개의 사람들이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간다. 그럼에도 불구, 사람은 누구나 돌아가고픈 사랑을 찾게 마련. 히토나리와 가오리가 쓰고자 한 것은 돌아가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방황하는 남녀의 삶이었다. 그런 점에서 두사람이 감행한 형식 실험은 시의적절한 선택인 셈이다.
<< 히토나리·가오리 공저 '냉정과 열정 사이' >> [국민일보 / 한승주기자]
남녀작가 두명이 하나의 소설을 번갈아 가며 함께 쓰기로 약속한다．주제는 사랑．둘은 ‘이탈리아에 사는 일본 남녀가 대학 시절 만나 연인이 됐다가 헤어진다’는 상황을 정한다．그리고 여주인공의 서른번째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하지만 그 날까지 가는 10년 동안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지 미리 정해진 구도는 없다．
이 두 작가의 공동작품인 이색 소설이 번역,출간됐다．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 츠지 히토나리(41)와 여자 ‘무라카미 하루키’라 불리는 에쿠니 가오리(36)가 함께 쓴 ‘냉정과 열정 사이’(전2권,소담출판사)가 그것．
이들의 소설은 월간 ‘가도가와’에 에쿠니가 여자 이야기를 한 회 실으면,다음 호에는 츠지가 남자 이야기를 싣는 형식으로 2년동안 연재됐다．단행본 출간때는 남자 이야기(Blu)와 여자 이야기(Rosso)가 별도의 책으로 나왔다．
이 두 권의 소설은 기본 설정은 같지만 내부 전개는 물론 이야기를 맺는 방식도 대조적이다．남자 이야기 ‘blu’에서 주인공 준세이는 10년만에 여자를 만나 사랑을 확인한 후 헤어지지만,곧바로 결단을 내려 여자를 뒤쫓아 간다．반면 여자 이야기 ‘Rosso’에선 여자 주인공이 준세이와 재회한 뒤 이 사람이 있을 곳은 오직 자기 가슴뿐이란 깨달음을 안고 발길을 돌린다．
이 책은 두 권을 따로 따로 읽어도 좋지만,처음 연재됐던 대로 두 권을 번갈아 읽으면 가장 좋다．숨겨진 복선이나 작가들 스스로 연애 감정을 느꼈다고 말하듯,미묘한 질투와 그리움을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권의 번역을 맡은 양억관(44)·김난주씨(42)도 부부 사이．두 사람 모두 10여년간 일본 문학을 우리말로 옮겨온 베테랑이다.
<< 스무살에 헤어졌다, 10년뒤에 만나자며 >> [한겨레신문 / 편집부]
스무 살에 헤어진 연인들이 10년 뒤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그 10년 사이 남자와 여자에게는 각각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소담출판사에서 두 권으로 나온 일본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는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남녀 주인공 아오이와 준세이의 10년 세월에 렌즈를 들이댄다. 흥미로운 것은 여주인공 아오이 쪽은 여성 소설가인 에쿠니 가오리가, 남자 주인공 준세이 쪽은 역시 남성 작가인 츠지 히토나리가 집필을 맡았다는 사실이다. 두 사람은 하나의 잡지에 매달 번갈아 가며 연재를 해서는 마지막에 가서야 두 연인을 재회하도록 했다. 번역 역시 부부 번역가 김난주·양억관씨가 맡았다.
<< 남녀 작가가 번갈아 쓴 '남과 여' >> [동아일보 / 이광표기자]
이 소설은 여러모로 이색적이다. 사랑이란 주제를 놓고 일본의 인기 있는 두 남녀 작가가 릴레이식으로 쓴 소설. 남자 작가는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한 츠지 히토나리(41), 여자 작가는 여성 무라카미 하루키로 평가받는 에쿠니 가오리(36)다.
이들은 소설을 쓰기 전 하나의 상황을 설정했다. ‘이탈리아에 사는 일본인 두 남녀가 대학시절 사랑에 빠져 연인이 되었다 서로 헤어지게 된다. 10년 뒤 여자의 생일,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 두 작가는 주인공들의 취향과 그들이 다녔던 학교 등 기본적인 사항만 공유한 뒤, 이별 이후 주인공의 인생을 각각 소설로 써나가기 시작했다. 남자 작가 츠지는 남자 주인공 쥰세이의 이야기를, 여자 작가 에쿠니는 여자 주인공 아오이의 이야기를.
소설을 쓰는 방식도 특이하다. 두 작가는 1997년부터 2년 동안 한 월간지에 교대로 소설을 연재했다. 에쿠니가 여자(아오이)의 소설을 한 회 실으면, 그 다음호에 츠지가 남자(쥰세이)의 이야기를 싣는 형식으로. 독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연재가 끝나고 남자의 이야기(Blu), 여자의 이야기(Rosso) 두 권으로 출간되었다. 물론 베스트셀러였다.
이 두 권의 소설을 번역한 것이다. 남자이야기는 ‘냉정과 열정 사이―Blu’, 여자의 이야기는 ‘냉정과 열정 사이―Rosso’라는 이름으로.
이 책의 화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말 번역에도 이어졌다. 번역자가 일본 문학 전문번역가인 양억관 김난주 부부이기 때문이다. 남편은 남자이야기를, 부인은 여자이야기를 번역했다.
과연, 소설 속에서 남녀 주인공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10년 후 그들에게 옛사랑의 그림자는 어떠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지. 두 작가가 쓴 것인 만큼 소설의 결론도 좀 다르다.
남자의 이야기. 아오이와의 이별 후 쥰세이는 고미술품 복원전문가가 되었고 앙증맞은 애인도 생겼다. 옛 사랑 아오이와의 재회가 가능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 약속의 시간이 다가오자, 가족을 버리고 두오모로 달려간다. 폭풍우같은 3일 간의 재회. 그러나 떠나가는 아오이. 어찌할 것인가. 잠시 고민하던 쥰세이. 결단을 내린다. 그리곤 옛 사랑 아오이를 뒤좇아간다….
여자의 이야기. 자신을 부드럽게 대해주는 남성이 곁에 있지만 아오이는 늘 허전하고 불안하다. 지난 사랑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쥰세이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한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아오이. 옛 사랑과의 약속이 기다려지고 드디어 그날. 10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두오모로 향한다. 쥰세이와의 뜨거운 포옹. 그러나, 내가 있을 곳은 쥰세이의 가슴이 아니라 나 자신의 가슴 뿐이라는 깨달음. 결국, 다시 그의 곁을 떠나가는 아오이….
<< 日 부부작가가 쓴 소설 국내 부부가 번역했다 >> [조선일보 / 어수웅기자]
아쿠다가와 상을 받은 일본의 부부 소설가가 하나의 주제 아래 쓴 두 권의 소설을 한국의 일본어 전문 번역가 부부가 번역, 출간했다. 10년 뒤 재회를 꿈꾸며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헤어진 연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소담출판사·전2권)가 특이한 기획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은 일본의 부부 작가가 “하나의 소설을 번갈아가며 함께 쓰겠다”고 선언, 기획단계부터 관심을 끌었다. 97년 아쿠다가와상 수상작가인 츠지 히토나리(41)와 여자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36) 부부가 그 주인공. 월간지 ‘가도가와’에 부인 에쿠니가 여자 주인공(아오이) 시각의 이야기를 한 회 실으면, 남편 츠지가 남자 주인공(쥰세이)의 스토리를 이어받아 써내려 갔다. 2년동안 연재됐던 이 소설은 각각 ‘남자의 이야기’(Blu)와 ‘여자의 이야기’(Rosso)로 출간됐고, 특이한 설정과 감각적 문체가 인기를 끌어 일본에서도 장기 베스트셀러가 됐다.
츠지 히토나리는 “마치 편지를 주고 받는 듯한 연재였다”며 “혼자서 쓰는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제약도 많았지만, 그 이상으로 의미있는 작업이었다”고 고백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부 번역가가 각각의 책을 번역한다는 설정으로 독특한 기획의도를 이어나갔다. 10년 가까이 일본 문학 위주의 번역을 계속해 오고 있는 베테랑 번역가 양억관(44), 김난주(42) 씨부부가 각각 남자의 이야기와 여자의 이야기를 번역한 것. 양 씨는 무라카미 류의 ‘공생충’ ‘코인로커 베이비즈’ 오에 겐자부로의 ‘하마에게 물리다’ 등을 번역했고, 김 씨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렉싱턴의 유령’,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 ‘하치의 마지막 연인’ 등을 번역했다.
김난주 씨는 “희망과 절망, 오해와 이해, 포용과 배척, 그 모든 양극이 한데 어우러져야 온전한 사랑이 되는 것 아니냐”며 “이 책도 쥰세이와 아오이의 이야기가 한 데 얽혀야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는 소설”이라고 특이했던 번역경험의 후기를 적었다.
<< 이제는 소설도 기획시대! 독특한 릴레이 러브스토리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아쿠다가와상 수상작가 <츠지 히토나리>와 여자 무라카미 하루키로 평가받는 <에쿠니 가오리>가 2년 여에 걸쳐 실제로 연애하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릴레이 러브스토리.
어느 날 '하나의 소설을 번갈아 가며 함께 쓰기'로 한 두 사람의 작가. 주제는 영원한 테마인 사랑이다. 물론 남자 작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여자작가는 여자의 이야기를 쓰기로 한다. 그러나 소설판 '오 수정!'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같은 상황에 대해 남자와 여자가 다르게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뒤 재회를 가슴에 묻어둔 채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헤어진 연인들의 인생을 그리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여자와 남자, 냉정과 열정 … 서로 다른 두 권의 이야기가 합쳐져야 비로소 하나의 소설로 완성되는 독특한 릴레이 러브스토리이다.
이 색다른 소설을 기획한 두 남녀작가는, 지난 1997년 『해협의 빛』으로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한 츠지 히토나리와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작가로 불리며, 여자 '무라카미 하루키'로 평가받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 『해협의 빛』등으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츠지 히토나리와 달리, 에쿠니 가오리는 이 작품으로 한국의 독자들을 처음으로 만났다. 이들 두 작가가 함께 소설을 쓰기로 합의한 후, 가장 먼저 결정한 것은 교포인 두 사람이 대학시절에 만나 연인이 되었다가 헤어진다는 상황이었다. 서로의 취향이나 그들이 다녔던 학교 등 기본적인 사항만 결정한 채, 그 후의 인생은 각자 쓰기로 한 것이다. 여주인공 '아오이'의 서른 번째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 그것 역시도 10년이 흐르는 동안 어쩌면 서로 잊었을지도 모른다는 설정이다. 두 사람이 재회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최후의 순간에 결정하기로 한다. 이들의 소설은 월간 <가도가와>에 에쿠니가 여자(아오이)의 이야기를 한 회 실으면, 다음 호에는 츠지가 남자(쥰세이)의 이야기를 싣는 형식으로 연재되기 시작했다. 2년이 넘는 동안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이 독특한 형식의 소설은 연재가 끝난 후 <가도가와> 출판사에서 각각 남자의 이야기(Blu)와 여자의 이야기(Rosso)로 출간되었고, 장기 베스트셀러로 일본의 연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맞거울 같은 두 권의 책이 한국에서 출간될 경우, 과연 누가 번역을 맡을 것이냐 하는 문제는, 어떤 출판사에서 출간이 되든 간에 잠정적으로 결정된 역자가 있었는데, 바로 양억관, 김난주 부부가 그들이다. 약 10년 동안 일본 문학을 전문으로 번역해온 이들은 각각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이미 한 번 이상 번역해 본 경험이 있으며, 부부라는 점 역시도 이 책을 번역할 적임자들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 되었다.
독자들은 이 색다른 소설을 다양한 방법으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니, 블루나 로소 둘 중 한 권만 읽어도 좋고, 둘째, 블루를 읽은 후 로소를 읽는 방식(혹은 그 반대)으로 연이어 읽으면 더욱 감동적이며, 셋째, 두 권을 1장(chapter)씩 연재되었던 순서에 따라 읽으면 더욱 애절하다. 예리한 독자라면 숨겨진 복선이나, 작가들 스스로 연애하는 감정을 느꼈다고 말하듯, 미묘한 질투와 그리움을 눈치챌 수도 있을 것이다.
좋은 기획에,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일본의 유망 작가, 그리고 한국의 훌륭한 역자가 함께 엮어낸 독특한 두 권의 소설. 새천년의 첫해를 마무리하는 독자들의 마음에 아름다운 소망 하나를 심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