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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도서]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절판] |
|   바닥에는 먼지 뭉치가 돌아다니고, 세탁기 옆에는 밀린 빨래가 수북, 화분 속 이름 모를 식물은 말라 죽었고, 스펨 메일은 275통이나 쌓였다.
날아든 각종 고지서 때문에 우울해 죽겠는데 엄마는 선보라고 전화를 해대고, 시리얼밖에 먹을 것이 없는 부엌엔 고양이 두 마리가 어슬렁거린다.
서른네 살, 여전히 싱글로 살고 있는 시큰둥하고 암울하며 척박한 현실, 저금통장에 돈 한 푼 없는 주제에 어느 날 나는 무조건 집을 나섰다.
잘나가는 싱글족이 죄다 모여 있다는 그곳,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도시, 바로 뉴욕으로! |
 탄산 고양이
북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첫 번째 여행책 <탄산 고양이 집 나가다>가 2003년 출간된 이후 문득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는 어린 시절의 생활기록부를 떠올리고 요즘 그림 그리기에 몰두 중이다.
랄라라캣닷컴에 만화와 그림과 일기와 사진을 올리고 있다. |
 - 프롤로그 / 뉴욕에서 찾은 104%
1. 혼자 떠나기 좋은 도시, 뉴욕으로
2. 맨해튼 거리 천천히 걸어가기
3. 뉴욕 그리고 뉴요커
4. 뉴욕에 관한 조금 오래된 이야기
5. 뉴욕에 가면 누구나 예술가
6. 뉴역에서는 뉴욕 스타일로
7. 뉴욕에서 돌아오는 길
- 에필로그 / 혼자 떠나는 여행자를 위한 몇 가지 |
 그녀와 우유 배달원 소년 (54 P)
걷다가 그만 기진맥진해버린 나는 약간 울적한 마음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야말로 줄기차게 세운 뜻을 끝까지 관찰하던 때가 있었다.
이를테면 초저녁부터 무도회장에 진입해 새벽까지 난동의 춤판을 벌이다 아침 조깅으로 마무리하는 육체적 초지일관의 세계 같은 것 말이다.
그런 시절에는 선명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먹지도 자지도 않았기 때문에 일하느라 일주일 내내 밤을 세운다거나 아니면 실연에 상심하여 밥을 굶는다거하는 하는 일이 가능했다.
실명을 밝힐 수 없는 내 친구 B는 그날도 아침 6시경 집으로 향했다. 학교 앞에서 새벽까지 고성방가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반듯하게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제 막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려는 순간 그녀는 갑자기 참을 수 없는 구토의 욕구에 봉착했다.
참으로 단정했던 B가 전봇대를 껴안고 그대로 주저앉은 것은 '다음날 아침 오바이트 수압으로 변기도 깨뜨린다'는 소주의 힘 때문이었으리라. 그런데 재수가 없어도 유분수지......
새벽 배달을 나가는 우유 배달 자전거가 그 넓은 길을 다 놔두고 하필 B의 몸에 부딪힐 게 뭐란 말인가!
우유곽이 사방으로 날아가고 우유 배달 소년이 자전거와 함께 때굴때굴 구르는 와중에도 B는 도전히 구토를 멈출 수가 없었다. B는 정말로 그 소년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저 마음뿐이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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