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 철학자이면서 동시에 행동주의자이자 정치가인 모한다스 간디(1869~1948)의 복잡한 인격을 이만큼 성공적으로 포착하고 있는 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전기는 간디의 놀라운 업적들만이 아니라 그의 일상적인 경험들까지도 충실하게 다루고 있다. 제프리 애쉬는 간디를 둘러싼 신화와 현실을 능숙한 솜씨로 구분하면서, 중산계급 출신의 변호사와 비폭력적 혁명가,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가장과 세계적인 인물이라는 극히 대조적인 간디의 모습을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은이 ㅣ 제프리 애쉬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영국 왕립문학회의 선출회원이다. 미국의 대학들에서 객원교수를 지냈었고, 1969년에는 간디 탄생 백주년 기념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1965년 1966년에 두 번 인도를 방문해 간디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만나서, 알려지지 않은 자료들을 이용했으며, 간디에 관련된 사실들을 폭 넓게 연구했다. 지은 책으로는 <영국 제도의 신화> <아서왕의 발견> 등이 있다.
제1장 수상이 될 아들
제2장 왕관에서 가장 빛나는 보석
제3장 시한폭탄
제4장 자립
제5장 헌신
제6장 진리의 힘
제7장 학생이 준비되었을 때
제8장 스승은 나타나는 법
제9장 실천하는 마하트마
제10장 폭력과 비폭력
제11장 어떤 종류의 혁명인가?
제12장 사분오열
제13장 구원된 구세주
제14장 소금투쟁
제15장 개심
제16장 황혼 속의 한 줄기 빛
제17장 내리막 길
제18장 절정
겉보기와는 달리,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힌두교였다. 비록 사람들을 나누어 놓고 인간의 품위를 저하시키고는 있었지만, 힌두교는 여전히 대다수 인도인들의 종교였다. 대부분의 인도인에게는 산스크리트 고전들과 힌두교의 의식들과 교리 등과 같은 공동의 유산이 있었다. 민족의 자립은 바로 이러한 배경 위에서 유망한 핵심 세력들이 각성할 때만 가능했다. 그 이외의 어떤 방법도 폭넓은 지식을 받을 수 없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한 각성이 시작된 것은 간디가 아직 소년이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그런 종류의 각성이 작은 집단에 국한되어 있는 미미한 수준이어서 반영 운동을 고취할 정도는 아니었다. 당시의 대표적인 선각자는 람모한 로이였다. -p. 83-
<< 인간 간디, 폭력에서 벗어날 길을 찾다 >> [한겨레신문 / 서정민 기자]
간디는 세계적인 ‘성자’로 추앙받는다. 세상 물정 모르는 이상주의자나 주장할 법한 ‘비폭력 저항’을 통해 제국주의의 무릎을 꿇렸다는 점과 철저한 금욕 생활로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낸 의지를 높이 평가해서일 것이다. 그의 삶을 ‘간디 신화’로까지 승화시킨 책들이 수없이 많이 나왔고, 필독서 목록의 단골 레퍼토리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여전히 힘과 폭력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 벌어진 대규모 인질극 사태로 1천 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하는가 하면, 영화에나 나올 법한 9·11 테러로 상상을 초월하는 참극이 빚어졌다. 미국이 힘을 내세워 일으킨 이라크 전쟁으로 수많은 민간인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 전쟁에 군대를 파병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힘의 논리 아래 간디는 현실과 동떨어진 박제가 돼버렸다.
이 책은 성자 간디가 아니라 인간 간디의 모습을 집중 조명한다. 숱한 인간적 갈등, 가족간 갈등, 금욕 선언 뒤에도 완전히 떨치지 못한 정욕으로 괴로워하는 모습 등을 깊숙이 파고들어 간디의 진실된 내면을 보여주려 한다. 그의 비폭력 신념이 어디에서 어떻게 비롯된 것인지를 인간적인 측면으로 접근해 풀어나간다. 그리고는 서양인의 합리주의적 시각에서 간디의 사상과 실천을 냉정하게 분석해나간다.
이 책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는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으로 간디의 비폭력 사상을 든다. 비폭력의 승리는 상대방의 희생을 수반하는 승리가 아니라, 폭력과 악이 사라짐으로써 양쪽 모두가 화해하고 승리자가 됨을 뜻한다. 간디의 위대함은 인도를 독립시킨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류를 폭력에서 해방시킬 유일한 길을 보여줬다는 데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 간디 평전 >> [경향신문 / 이기환 기자]
테러 정권을 무너뜨린다는 명목으로 폭력을 사용하지만 폭력은 더 엄청난 폭력을 낳을 뿐이라는 것을 이라크 전쟁에서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56년전 암살당한 마하트마 간디를 읽고 또 읽어야 한다. 비폭력의 승리는 적의 개심을 뜻한다는 간디의 가르침을…. 곤봉에 맞아 머리가 터지면서도 그대로 쓰러짐으로써 폭력을 고발하는 것. 상대방의 희생 아래 한쪽을 이기는 게 아니라 악의 원천을 없앰으로써 양측 모두가 승리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금욕운동을 위한 실험을 한다면서 외손녀 마누에게까지 잠자리를 하자고 제안하는 등 스캔들에 휩싸인 사건 등을 가감없이 풀어썼다. 포장된 간디 신화를 벗겨냄으로써 갈등을 딛고 올바른 길을 찾는 인간 간디를 그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