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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을 통해 유럽의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상류계급 사람들의 티 파티와 영국 노동자들의 티 브레이크, "설탕이 있는 곳에 노예가 있다"는 말이 시사하듯, 사탕수수 재배와 가공을 위해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끌려와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혹사당하는 몸과 마음을 럼주로 달랬던 카리브 해 흑인노예들의 고단한 삶 등들 풍부한 에피소드와 함께 읽어나가면서 달콤한 설탕 그 이면엔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 한숨이 있었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 |
 | 지은이 | 가와기타 미노루 문학부를 졸업하고 문학박사를 취득했으며 현재 오사카 대학 문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
 | 설탕의 신비 설탕은 어디에서 왔나? 카리브 해와 설탕 설탕과 차의 조우 커피하우스가 낳은 근대문화 차, 커피, 초콜릿 설탕이 있는 곳에 노예가 있다 영국식 아침식사와 "오후의 홍차" 노예와 설탕을 둘러싼 정치 사탕수수 여행의 끝 상품을 통해 보는 세계사 |
 초기에 설탕은 아시아에서 채취되는 향료와 마찬가지로 귀중품이었으나, 향료와 달리 유럽인 자신들의 손으로 재배하게 되면서 생산량이 점점 늘었고,이에 따라 고급품이기는 하지만 널리 사용되는 식품으로 보급되기에 이른다. 더욱이 설탕은 누구나 좋아하고 거의 무한한 시장이 존재했으므로 이 고급식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음을 알게 되자 포르투갈을 선두로 한 유럽 각국은 앞다퉈 그 생산에 나선다. 이리하여 설탕은 잠차 약재 내지 일부 귀족만이 즐기던 사치품에서 일반적인 식품으로 그 위상이 변모되어 갔다.
그런데 이 시기에 이르러 유럽 각국은 대서양의 여러 섬들만으로는 더 이상 만족하지 못하고 새롭고 광대한 사탕수수 재배지를 찾아나서는데 혈안이 되었다. 콜럼버스가 서반구를 향해 떠났던 두번째 항해 때 사탕수수 모종을 가져간 것도 이 때문이었다. - p 31.32- |
  | << 소금은 제국의 권력이었다 >> [중앙일보 / 배 노필 기자] | | 여기 식탁이 있다. 당신과 나 사이 아무 장식도 없는 테이블 위에 볼품 없는 용기에 담긴 설탕과 소금이 놓여 있다. 그런데 황금 뚜껑이 달리고 진주가 박힌 사파이어 손잡이의 소금 그릇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그것은 유명한 조각가의 손을 거쳐 15세기 유럽 귀족의 식탁에 바쳐졌다. 중세 프랑스 왕실 식탁에는 온갖 보석으로 치장한 그릇이 놓였다. 군주의 건강이 곧 국가의 안정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그릇에도 소금이 담겼다.
오늘날 삽으로 퍼서 빙판길에 내던져지는 제설용의 저 풍부한 소금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젠 밥상보다 길 위에 뿌려지는 소금이 더 많다. 미국에서 요리용 소금은 8% 정도뿐이고 제설용 소금이 51%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소금은 불과 1백여년 전까지 인류가 가장 애타게 찾아 헤맨 물품 중 하나였다. 군주의 식탁에서 거리로 쫓겨난 이 백색의 결정체 속에서 인류사의 실타래가 풀린다. 식탁 위에 세계사 지도가 펼쳐진다. 로마 제국 최초의 도로 살라리아 가도는 '소금길'을 뜻하며 제국의 경영과 식민지의 독립은 소금의 확보와 염세(鹽稅)에 대한 저항으로 기록된다. 설탕에 대한 욕구는 노예제를 낳았으며, 사탕수수 노예의 식량을 저장하기 위해선 소금이 필요했다. 소금과 설탕, 이 일상의 소모품에 역사의 달고 짠 편린이 스며 있다.
요리사 출신의 음식 칼럼니스트 마크 쿨란스키는 '소금' 하나만으로 세계사를 맛깔나게 조리했다. 소금(salt)은 봉급(salary)이며 또한 군인(soldier)이다. 경제력과 군사력이 결합된 제국의 권력은 곧 소금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저장 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생선과 육류의 보존에 소금은 필수적이었고, 대항해와 식민지 경영의 시대에 소금은 가장 중요한 보급품이었다. 영국 엘리자베스 1세는 질 좋은 프랑스 천일염에 대항하기 위해 소금의 국가관리를 시도했고, 아메리카 식민지의 반란에 영국은 소금 봉쇄로 맞섰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대포는 남부의 소금 공장을 조준했다. 남부군은 소금 제조업자들의 병역을 면제해야 했고, 소금 공장은 탈영병들로 넘쳐났다. 남부연맹은 소금에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소금의 역사가 너무 짜다고? 설탕의 세계사도 달콤한 것은 아니다. 일본 오사카대 가와기타 미노루 교수의 '설탕의 세계사'에선 "사탕수수가 있는 곳에 노예가 있다"는 말이 인용된다. 막대한 인원을 동원해 재배해야 하는 사탕수수는 지력(地力)을 급속히 쇠퇴시키는 작물이기도 했다. 대규모 노동력은 노예무역으로 얻어야 했고, 지력의 감퇴는 기존 식민지의 황폐화와 새로운 식민지의 끝없는 팽창을 낳았다. 나른한 오후, 설탕을 타서 마시는 홍차 한 잔에도 세계사가 숨어 있느니…. | | << 설탕의 달콤함엔 노예들 피눈물이 섞여 있었다 >> [매일경제신문 / 허 연 기자] | | 인류의 입맛은 크게 `설탕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그만큼 설탕은 사람 들의 식문화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설탕이 유럽대륙에서 일반화되기 시작한 16세기 정도부터 설탕에 기울인 인간 들의 탐욕은 대단했다. 새롭게 등장한 설탕의 달콤함에 사람들은 넋을 잃었고 `백색 황금`이라는 설탕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무슨일이든 서슴지 않았다. 설탕 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설탕무역은 국가의 부를 좌우했다.
유럽국가들은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가 자라는 중남미와 남아메리카를 식민지 로 접수했고, 더 많은 사탕수수를 재배하기 위해 아프리카의 흑인들을 잡아다 투입했다.
당시 아프리카 대륙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끌려온 흑인노예 숫자가 1000만명 정도였으니 설탕무역의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지금 남아메리카에 살고 있는 흑인들은 대부분 그때 끌려온 사람들의 후손들이 다. 호나우두나 히바우두 등 브라질의 축구선수들을 떠올리면 쉽겠다.
이 같은 설탕무역에 압장선 나라는 영국이었다.
왜 유독 영국이 설탕무역에 공을 들였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홍차 때문이었다 . 산업혁명 이후 영국에서는 차문화가 급속도로 퍼졌다. 식사 때마다 홍차를 마셨고 `티타임`이라는 홍차마시는 시간이 따로 생겼다. 홍차에는 설탕이 필요 했다. 설탕이 들어간 달콤한 홍차가 곧 영국의 식문화가 돼버린 것이다.
설탕을 통해 영국은 국가의 부를 쌓았다. 노예들을 통한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 로 생산된 설탕을 유럽에 팔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제 인류는 설탕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설탕소비를 자제하는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설탕 은 다른 음식물 속에 포함돼 끊임없이 우리 몸 속에 녹아들고 있다.
이번주에 출간된 `설탕의 역사`(가와기타 미노루 지음ㆍ좋은책 만들기 펴냄)라 는 책에는 흥미 만큼의 슬픔도 함께 녹아있다. `설탕이 있는 곳에 노예가 있다`는 한 역사가의 말처럼 설탕의 달콤함 속에는 노예들의 피와 눈물, 백인들의 탐욕이 숨어있는 것이다. | | << 소금 · 설탕의 '하얀 위력' >> [한국경제신문 / 고 두현 기자] | | 짠맛과 단맛의 대명사인 소금과 설탕. 보잘것 없어 보이는 이 백색 가루는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무역전쟁의 기폭제이자 지구촌을 '하얗게 뒤덮은 세계 상품'이다.
'소금'(마크 쿨란스키 지음,이창식 옮김,세종서적,1만7천원)과 '설탕의 세계사'(가와기타 미노루 지음,장미화 옮김,좋은책만들기,1만원)를 함께 읽다보면 인류 문명사의 이면이 이 작고 하얀 결정체 때문에 얼마나 굴곡졌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소금은 음식 저장과 미라 제조를 위한 주요한 성분이었고,로마는 켈트족에 승리를 거둔 뒤 그들의 소금 광산에서 제국의 부를 확보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도 소금의 국가지배를 놓고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두 해안도시인 베니스와 제노바는 내륙 도시 파르마를 사이에 두고 '소금 무역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중세 때 프랑스 귀족들은 소금을 사치의 상징물로 여겨서 최고급의 소금은 식사하는 내내 주인이나 가장 귀한 손님 곁에 놓여졌다. 프랑스 대혁명도 소금폭동으로 시작됐다.
설탕은 주로 카리브해에서 생산됐지만 이를 위한 노동력으로 아프리카의 흑인노예들이 수입됐고 소비의 대부분은 유럽에서 이뤄졌다. 설탕은 열병이나 기침 페스트 치료용 약품으로 쓰였다. 그러다가 고급 조미료와 부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경제 전쟁의 주요인이 됐다.
카리브해에 설탕플랜테이션이 성립된 것과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진행된 것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산업혁명 후의 영국에서 도시노동자들의 생활조건에 가장 적합했던 것은 홍차와 설탕이었다. 이 '영국식 아침식사'는 제대로 된 부엌이 없더라도 뜨거운 물만 끓일 수 있으면 준비가 가능한 음식이었다. 특히 설탕을 넣은 홍차는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즉효성 있는 칼로리 보급원이었고 공장 노동자들의 에너지원이기도 했다. 콜럼버스가 서반구를 향해 떠났던 두 번째 항해에서 사탕수수를 가져갔던 것 역시 상품의 지배를 위한 전략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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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설탕이 세계사에 미친 영향 >> | | 과거의 역사가들은 국가나 국민을 단위로 하여 세계의 역사를 이해했다. 국민들이 부지런한 나라는 부강해지고 게으른 사람들이 많은 나라는 가난해졌다는 학설은 이런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카리브 해에서 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진짜 이유는 흑인들이 게을러서가 아니었으며, 단지 이 지역이 ‘세계상품’인 설탕의 원료, 즉 사탕수수의 생산에 적합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은 이곳에 플랜테이션을 건설하고 ‘모노컬처’사회를 도입함으로써 이 땅의 현재와 미래의 잠재성장력을 철저히 착취했다. 따라서 카리브 해에 설탕 플랜테이션이 성립된 것과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진행된 사실은 두 현상을 함께 보아야만 그 맥락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또 아메리카합중국 남부에 노예제와 면화 플랜테이션이 성립된 것도, 18세기까지는 세계 면직물 생산의 중심지였던 인도가 면화 플랜테이션의 나라로 전락한 것도 모두 영국의 산업혁명과 떼어놓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처럼 설탕이나 면직물 같은 세계상품이 우리 인류의 역사에 미친 영향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것이 공업의 발달처럼 인류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측면에대해서는 물론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이들 상품을 놓고 벌어졌던 쟁탈전이 가진 부정적인 측면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 심각한 후유증이 아직까지도 지구상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배우는 것이 연대나 사건, 인명 따위나 달달 외우는 일이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우리와 친숙한 부분부터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이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즉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왜 이런 모습이 되었는지, 여기에 오기까지 어떤 역사적 변천을 거쳤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역사학이다. 과거부터 ‘모든 역사학은 현대사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한 ‘세계는 하나’라는 표현을 우리는 흔히 사용하는데, 그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설탕의 세계사』를 주의깊게 읽어보면 그것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1996년 초판이 나온 이래 14쇄 이상 거듭 찍혀나왔을 정도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당초 이와나미 출판사에서 중고등학생을 위한 책으로 출간되었던 터라 문체가 평이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친절한 부연설명이 달려 있어 평소 역사책을 읽지 않는 독자들도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도록 씌어 있지만, 소재를 다루는 깊이나 내용 면에서 대학생 이상이나 역사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읽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이 책이 국내 독자들에게 역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보다 깊이있는 역사인식을 가능케 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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