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엉뚱한 쪽으로만 관심이 많은 한 청년의 야시꾸리한 배낭 여행기일 뿐이다.
따라서 '일본은 없다'느니, '일본은 있다'느니 하는 날카로운 분석이나 흑백 논리 또한 전혀 기대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그동안 너무도 건전한 삶을 살아왔거나, 괜한 꼬투리 잡기 좋아하는 분들은 조용히 책을 덮어주시길 바란다.
괜히 다 읽고 나서 저속하기 이를 데 없는 필자를 욕하지 말고.
서울에서 출생하여 태국, 일본, 싱가폴, 중국, 베트남 등 각각 여러 차례 다녀왔으며 우낀닷컴에 다양한 글을 연재하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 세계를 한번씩 밟아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열혈남아.
저서 : <너희가 군대를 아느냐 1.2> <너희가 폴리스를 아느냐> <너희가 군대를 아느냐 1.2> 일본현지 번역판.
-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1. 출국
2. 만남
3. 첫째 날
4. 고베 즐기기
5. 이별
6. 둘째 날
7. 셋째 날
8. 도쿄 즐기기
9. 넷째 날
10. 입국
고베 즐기기 (97 P)
"내리는 사람은 이렇게 많은데 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네요?"
"이쪽은 내리기만 하는 문이구요, 타는 쪽은 뒷문이죠."
뒷문을 보니 정말로 사람들이 우르르 올라타고 있었다. 경제 강대국 일본이라면 뭐든지 다 좋아 보이는 것이 사대주의 근성인 걸까? 타고 내리는 문이 따로 있으니 복잡하지도 않고 보기에도 참 좋아 보인다. 물론 한국이라고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한국인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자랑스런 사건도 있다. 바로 일본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시오쿠보 역의 취객 구출 사건으로 술에 취한 세이코란 사람이 미끄러져 철로에 떨어지자 고려대 재학 중이던 유학생 이수현씨가 이를 구출하려다 그만 전동차에 치어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다. 이 사건은 평소 정이 많아 남의 어려움을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하는 한국에서보다도,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여 서로 보이지 않은 선을 그어놓고 사는 일본에서 그들이 상실한 전정한 용기를 보여줬다며 전 일본인들에게 엄청난 감동과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훌륭한 사람들이 일찍 죽어버리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 육체는 죽었어도 그의 정신과 아름다운 일화만큼은 영원히 살아서 일본인들의 가슴 한 켠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