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까지 항상 따라다니던 가난과 보리개떡, 들과 산을 좋아하고, 장군 그리기를 무척 좋아했던 황소고집쟁이 소년 조영래. 반 친구가 못 낸 수업료를 자신의 수업료로 대신 내 주던 사춘기 시절의 조영래. 판사, 검사라는 안정된 길을 마다하고 평생을 가난한 이웃과 억압받는 사람들 편에서 그들의 권리와 이익을 옹호한 조영래 변호사의 삶을 통해 이웃 사랑과 인권 존중의 정신을 배워 본다.
박상률
1959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1981년 전남대학교를 졸업했다. 1990년 '한길문학' 에 시<진도 아리랑>과 '동양문학' 에 희곡 <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6년엔 '문학의 해 기념 불교문학상' 희곡 부문을 수상했다. 지금은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를 통하여 인간의 다양한 삶을 그려내기 위해 애쓰는 한편, 숭의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지도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진도 아리랑』『바람으로 남은 엄마』『까치학교』『나비 박사 석주명』『봄바람』『나는 아름답다』『아이들이 읽어야 할 경제 이야기』『풍금 치는 큰스님, 용성』등이 있다.
1. 감꽃 먹고 낳은 아이
2. 물고이야, 왜 밖으로 나와서 놀지 않니?
3. 전쟁이 끝난 뒤
4. 냇물은 어디서부터 흘러내려올까?
5. 배고플 때 부르는 노래
6. 서쪽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빛
7. 서울 생활은 시작되었건만
8. 사춘기
9. 어이구, 이 바보야!
10. 꿈이 자라던 시절
11. '공부 선수' 가 아닌 수석 합격생
12. 가슴이 따뜻한 사람
13. 사법 시험과 전태일
14. 만남, 그리고 감옥 생활
15. 감옥에서는 나왔건만
16. 도망을 다니더라도
17. 변호사가 되다
18. 시민 공익 법률 상담소
19. 풀어 내야 할 사건, 사건들
20. 가슴 가득한 기쁨과 희망으로
21. 환경 문제는 곧 인권 문제이다
22. 타고 남은 재가 기름이 됩니다
'공부 선수' 가 아닌 수석 합격생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장학금은커녕 합격만이라도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합격자발표 전날 신문에 조영래라는 이름 석 자가 실려 있었던것입니다.
"영래 학생, 학생이 수석 합격을 했대! 서울대 전체 수석 합격을."
"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수석 합격을 했다고요? 정말이세요?"
"그럼, 여기 봐. 신문에 학생 이름이 실렸잖아."
가르치는 학생의 어머니가 건네 준 신문엔 분명 '서울 대학교 전체 수석 합격자 조영래' 라는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가족들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그 때 영래의 집엔 전화가 없었습니다. 영래는 서대문에서 갈현동을 향해 곧장 달음박질을 쳤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아이고, 우리 영래가 왔구나. 영래야, 영래야!"
한참을 달려 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신문사 기자들이 취재를 하기 위해 나와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오리려 영래보다 먼저 소식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족들은 모두 영래를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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