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 산비탈길 저 너머 골목에는 엄마가 무당이라 놀림을 당하지만 명랑한 깐돌이와 생선 파는 엄마 때문에 비린내를 풍기고 다니지만 착한 윤아, 집안 사정으로 어린 나이에 공장에 나가야 하지만 꿋꿋하고 씩씩한 기옥이, 정신적으로 좀 모자라지만 노래도 잘 부르고 춤도 잘 추는 형일이, 말썽도 많이 피웠지만 정신 차리고 만화를 배우는 광철이가 있다. 모두가 상계동의 주인공들이다. 세월이 아무리 변해도 <상계동 아이들>의 따뜻한 희망과 사랑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글 ㅣ 노경실 서울예술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중앙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누나의 까만 십자가>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오목렌즈>가 당선되어 소설 쓰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동화책을 먹은 바둑이> <아버지와 아들> <심학산 아이들> <복실이네 가족사진> <그리고 끝이 없는 이야기> 등 많은 어린이책을 썼다.
그림 ㅣ 김호민 중앙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한국화를 공부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동아미술상을 받았다. 현재 회화 작업과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같이 하고 있다. <싸우는 아이> <그리고 끝이 없는 이야기> <잃어버린 이름> 등에 그림을 그렸다.
1. 상계동에도 달이 진다
2. 쌍계동 싸나이 최형일
3. 이 세상은 다 내 거다
4. 돈 나와라와라 뚝딱
5. 엄마, 난 울지 않아요
6. 신이여, 어서 내려오소서
7. 나보고 시집 가래요
8. 상계동에도 해가 뜬다
형일이는 오늘도 흥에 겨워 열심히 춤을 추었습니다. 코미디, 광고, 가수, 탤런트, 무엇이든 아이들 주문대로 했습니다.노래하고 춤추는 것만은 한번 보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지 막힘이 없었습니다. 결국 형일이는 오늘도 눈이 빨개지더니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춤추는 것을 그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종철이가 박수를 치며 형일이 옆에 섰습니다. "형일이 형, 내가 돈 줄게 무당 흉내내 봐, 응?" 종칠이 할머니는 이 동네에서 소문난 고리대금업자입니다. 비싼 이자를 받으며 돈을 꾸어 주고, 갚는 날을 하루라도 어기면 어디서고 돈 빌린 사람에게 톡톡히 차피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 가운데 종칠이 할머니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p.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