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야생동물 구조대를 열정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의 활약상이 생생히 펼쳐진다.
양식장 물고기를 잡아먹다가 덫에 걸려 다리가 부러진 수달, 밀렵꾼들이 쏜 총에 맞아 날개를 잃고 다시는 날 수 없게된 두루미. 배데 달린 스크루에 걸려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무리와 떨어져서 홀로 남게 된 물개등 온갖 어려움과 위험을 무릅쓰고 야생동물들을 구조하고 돌보는 구조대원들의 이야기이다.
조호상
1963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습니다. 1989년 <사상문예운동>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에는 제3회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동안 <연오랑 세오녀> , <얘들아, 역사로 가자> , <재치가 배꼽 잡는 이야기> , <별난 재주꾼 이야기> , <아기장수> 등 어린이책을 썼습니다.
조광현 (그림)
1959년 대구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했습니다. '불안한 세계'등 개인 전시회와 그룹 전시회를 통해 꾸준히 생명과 세계에 대한 문제를 추구해 왔습니다.
1. 숲에서 들려온 울음소리
2. 올무를 끊고
3. 낯선 사내들
4. 이 골칫덩이야
5. 고물차를 타고 온 구조대원
6. 눈에 갇힌 산마을
7. 암세포가 되긴 싫어
8. 털보대장의 꿈
9. 물고기 도둑을 잡아라
10. 앉은뱅이 두루미
11. 덫에 걸린 아이
12. 물개랑 친구하기
13. 하늘로 간 달구
14. 참 이상한 일
털보대장의 꿈
맨 처음 야생동물 구조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털보 구조대장이었어. 털보대장은 원래 몇 달씩 산속을 누비면서 야생 동식물을 찍는 사진 작가였지.
사람들은 털보대장을 '산적'이라고 불렀어. 커다란 덩치에 수염까지 텁수룩한 모습은 정말 영락없는 산적이야. 게다가 말도 못하게 지저분했거든. 목욕은 물론이고 세수나 양치질조차 잘하지 않아 몸에서 쉰내가 푹푹 날 정도였으니까. 털보대장이 처음부터 이렇게 지저분했던 건 아니야. 야생동물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려다 보니 그렇게 된 거였지.
야생동물들은 사람 냄새를 무척 잘 맡아. 특히 비누나 화장품, 치약 냄새는 몇백 미터 밖에서도 단박에 알아채지. 그래서 야생동물에게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면 그런 냄새를 풍기지 말아야 해. 그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되도록 오래오래 씻지 않는 거야. 안 그랬다가는 사진 찍기는커녕 야생동물 그림자도 구경하기 어렵지.
털보대장은 이렇게 씻지도 않고 산을 헤집고 다니다가 자기도 야생동물이 다 되어 버렸어. 털보대장은 야생동물이 자기 동족이라고 농담 삼아 말하곤 했는데, 그걸 농담으로 들어 주는 사람이 없었다니까.
